



(항저우= 박동주 기자 = 김하윤이 26일 중국 항저우 샤오산 린푸 체육관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유도 여자 78㎏ 이상급 결승전에서 중국 쉬스옌을 상대로 승리한 뒤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
(항저우= 김경윤 기자 = 한국 유도 대표팀에 유일한 금메달을 안긴 여자 78㎏ 이상급 간판 김하윤(안산시청)은 중국 홈 관중들의 일방적인 응원이 오히려 힘이 됐다며 우승 소감을 밝혔다.
김하윤은 26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샤오산 린푸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유도 여자 78㎏ 이상급 결승전에서 쉬스옌(중국)을 밭다리 후리기 절반으로 꺾고 우승한 뒤 "내심 쉬스옌과 결승에서 만나고 싶었다"라며 "중국 관중들의 응원이 날 향한 응원이라고 생각하면서 더 힘을 얻고 경기에 임했다"고 말했다.
이날 김하윤은 관중석을 가득 메운 중국 관중들의 일방적인 응원 소리를 뒤로 하고 결승전에 임했다.
경기 전부터 중국 관중들은 "짜요(힘내)!"를 외쳤고, 경기 중에도 쉬스옌이 공격을 시도할 때마다 함성이 커졌다.
그러나 김하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경기 시작 후 43초 만에 밭다리 후리기로 절반을 얻어내며 경기를 주도했고, 남은 시간을 잘 버텨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사실 이날 경기는 쉽지 않아 보였다. 김하윤은 쉬스옌과 만난 두 차례 국제대회 경기에서 모두 진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유도 첫 금에 김하윤
(항저우= 박동주 기자 = 김하윤이 26일 중국 항저우 샤오산 린푸 체육관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유도 여자 78㎏ 이상급 결승전에서 중국 쉬스옌을 상대로 승리한 후 환호하고 있다.
그러나 김하윤은 "자신 있었다"라며 "지난번에 졌을 때도 내가 경기를 주도하다가 되치기를 당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분석한 대로 경기에 임하면 분명히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당차게 밝혔다.
왼쪽 무릎 통증도 김하윤의 의지를 꺾지 못했다.
김하윤은 "경기 일주일 전 훈련하다가 무릎을 다쳤다"라며 "이후 거의 훈련하지 못했고, 테이핑을 한 채 경기에 임한 것"이라고 했다.
안다리 후리기가 주특기인 김하윤으로선 다리 부상이 치명적이었다.
그는 "거는 다리를 다쳐서 걱정하긴 했다"라며 "그래도 경기할 때는 통증이 사라지더라"라며 웃었다.
김미정 감독 '하윤이, 이건 특급 칭찬이야'
(항저우= 박동주 기자 = 김하윤이 26일 중국 항저우 샤오산 린푸 체육관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유도 여자 78㎏ 이상급 결승전에서 중국 쉬스옌을 상대로 승리한 뒤 김미정 감독으로부터 축하를 받고 있다.
사상 첫 노골드 위기라는 부담도 김하윤은 강심장으로 이겨냈다.
한국 유도 대표팀은 김하윤을 제외하면 개인전에 출전한 모든 선수가 금메달 획득에 실패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아시안게임 개인전 노골드 수모를 겪을 뻔했다.
김하윤은 "조금 부담이 됐지만, 내가 하던 대로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라며 "그저 후회 없이 경기를 치르고 싶었고, 그렇게 됐다"고 했다.
김하윤은 금메달을 딴 것 치고는 차분하게 인터뷰를 이어갔다.
부모님에 관한 질문을 할 때만 살짝 눈가에 이슬이 맺혔을 뿐, 인터뷰 내내 웃으며 발랄하게 답변했다.
그는 "아시안게임이 큰 대회이긴 하지만, 내 최종 목표는 올림픽 금메달"이라며 "한국에 가서 더 열심히 할 것"이라고 했다.
아시안게임을 최종 목적지가 아닌 올림픽 우승의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는 의미였다.
공격 시도하는 김하윤
(항저우= 박동주 기자 = 김하윤이 26일 중국 항저우 샤오산 린푸 체육관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유도 여자 78㎏ 이상급 결승전에서 중국 쉬스옌을 상대로 기술을 시도하고 있다.
그는 특별히 중학교 3학년 때 자신을 유도로 이끈 은사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중학교 체육 선생님이 유도를 했던 분이었는데, 유도를 권하셔서 동네 체육관에 등록했다"라며 "그 선택으로 선수까지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선생님은 (고향인) 부산에 갈 때 찾아뵙고 인사를 드린다"라며 "참 감사하다"고 했다.
이날 경기장엔 김하윤의 부모님과 오빠가 찾아 응원을 펼치기도 했다.
김하윤은 "지금쯤 엄마가 울고 있을 것"이라며 "항상 옆에서 '네가 최고야'라고 말씀하시는데,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서 기쁘다"고 했다.
유쾌하게 인터뷰를 이어가던 김하윤은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라며 "(가수) 김호중 팬이다. 한번 뵙고 싶다"고 말했다.
수줍게 말하던 김하윤에게 '김어준이요?'라고 되묻자 "김!호!중!이요"라고 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