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aily

[발언대] "고민은 들어줄 누군가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줄어요"
기사 작성일 : 2023-11-27 08:00:33

(서귀포= 고성식 기자 = "코로나19가 길어지던 2021년 '소통 공간을 만들면 어떨까'라는 생각으로 고민상담 우체통이 탄생하게 됐습니다."


김효순 서귀포시 여성가족과 주무관


[서귀포시 제공]

김효순 서귀포시 여성가족과 주무관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시민의 사회적 활동이 위축되자 우울감과 육아 문제 등 지역 여성들의 고민을 해소하기 위해 분홍색의 '고민상담 우체통'을 내놓게 됐다고 설명했다.

초기에는 여성을 대상으로 '여성 고민상담 우체통'으로 출발했지만, 현재는 시민이나 관광객들로 그 대상을 확대했다.

또 고민 엽서가 별로 들어오지 않았던 시청의 우체통을 유동 인구가 많은 외돌개 인근 장소로 옮겨 운영하고 있다.

현재는 솔오름과 새섬공원, 외돌개 인근 등 3곳에 우체통이 설치돼 있다.

우체통을 설치할 장소는 제주도 정신건강복지센터(자살예방센터)의 조언을 받아 선정했다.

상담 엽서를 작성할 때 상담자 이름, 주소, 연락처, 생년월일 등 별도의 개인 정보를 요구하지 않도록 했다.

회신도 이메일, 문자, 전화 등 상대방이 원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김 주무관은 "간혹 고민 상담이 아닌 관광지 안내판을 고쳐 달라는 등등의 일반 민원이 고민상담 우체통을 통해 들어올 때가 있다"며 "이럴 때는 관련 부서로 엽서를 전달해 각 부서에서 정해진 절차에 따라 처리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민상담 우체통


[서귀포시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김 주무관은 "고민이 있어도 쉽게 안내나 정보를 얻을 수 없는 시민을 위해 무료로 고민을 해결할 수 있도록 행정기관, 단체, 전문기관 등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주무관은 또 "고민은 누군가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절반은 해결된다고 말한다"며 "이름이나 주소 등을 밝히지 않아도 되고 원하는 방식으로 전문가가 상담해 주니 혹시 고민이 있다면 분홍색의 이 우체통을 이용해보길 적극 권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말없이 고민을 받아주는 우체통이 삭막한 도시 어딘가에 존재해 있다는 것만으로도 따뜻한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댓글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