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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의대 증원 저지' 비대위 구성 두고 내부 잡음
기사 작성일 : 2023-11-30 11:00:37


[ 자료사진]

김잔디 기자 = 대한의사협회가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를 저지하기 위한 비상대책특별위원회를 구성하면서 최대집 전 회장을 투쟁위원장으로 삼은 데 대해 의료계 내부에서 반발이 일고 있다.

30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협은 전날 상임이사회를 열어 이필수 현 회장을 비대위원장으로, 최 전 회장을 수석부위원장 겸 투쟁위원장으로 비대위 구성을 확정했다.

최 전 회장은 지난 2020년 의료계 총파업 당시 의협 회장으로, 그해 9월 4일 정부와의 의정합의를 체결한 당사자다.

당시 의료계 내부에서 의정합의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았고,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젊은 의사들의 의견이 배제됐다며 절차상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의대생들은 의정합의 이후에도 국시 거부 기조를 유지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의료계 내부에서는 2020년 상황을 들어 최 전 회장이 투쟁위원장을 맡는 게 적절한지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래를 생각하는 의사 모임은 최 전 회장이 투쟁위원장을 맡았다는 소식에 이날 성명을 내고 "지금 의료계가 하나로 일치단결해야 하는 순간에 최 전 회장을 불러온 것은 내부 분열을 조장하는 행위와 다를 바 없다"고 밝혔다.

미래의료포럼 역시 이날 성명을 내 "최 전 회장은 2020년 9.4 졸속 합의로 수많은 의사와 의대생에게 큰 고통과 패배감을 안긴 장본인"이라며 "최 전 회장을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시의사회와 경기도의사회 등에서도 잇따라 반대 성명을 냈다.

서울시의사회는 "지난 투쟁에서 물의를 야기한 최 전 회장을 투쟁위원장으로 임명한 데에 회원들의 질타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더욱이 최 전 회장의 최근 행보가 의료계 투쟁과 무관하게 현 정부 때리기에 치우쳐있다는 지적도 있다"고 우려했다.

경기도의사회 역시 "의협 집행부가 뒤늦게 투쟁하겠다고 나서면서 3년 전 투쟁 선봉에 섰던 젊은 의사와 의대생을 배신한 최 전 회장을 투쟁위원장으로 선임하는 등 의료계의 단합을 해치는 인선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의협 비대위가 단체행동 수위를 결정하기도 전에 인선을 두고 잡음이 일면서 내부 동력이 와해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비대위는 정부가 의대 증원을 일방적으로 강행할 경우 강력하게 투쟁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비대위는 향후 회의를 열어 단체행동 계획이나 수위 등을 정할 방침이다.

비대위에는 의협 집행부와 최 전 회장 외에도 의협 대의원회와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 대한의학회, 대한개원의협의회, 한국여자의사회, 대한전공의협의회,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등이 함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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