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aily

"외교는 가능성의 예술·권력은 최고의 최음제"…키신저 어록
기사 작성일 : 2023-11-30 15:00:58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


[AFP 자료사진] 지난 1976년 8월 11일(현지시간) 당시 미국 국무부 장관이었던 헨리 키신저. 2023.11.30

(워싱턴= 김동현 특파원 = 29일(현지시간) 생을 마감한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은 미국의 두 행정부에서 국무부 장관과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내고 이후에도 왕성한 활동을 하며 다양한 어록을 남겼다.

그는 연설과 글 등을 통해 자신의 현실주의 외교 철학을 설파했고 그의 관점은 세계 각국의 외교관과 국제관계를 공부하는 이들에게 지금까지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가 현직에서 물러난 뒤 수십 년이 지나 공개된 정부 문서에서는 미국의 이익을 위해 다른 나라의 국민을 희생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 무정함도 드러난다.

다음은 키신저의 주요 어록.

▲ "외교는 가능성을 저울질하는 예술이다. 외교의 통달은 가능성의 미묘한 차이를 이해하는데 달려있다. 외교를 과학처럼 하려고 하면 경직될 수밖에 없다. 확실한 것은 위험뿐이며 기회는 추측이기 때문이다." (1956년 10월 1일 포린어페어스 '미국 외교에 대한 단상')

▲ "외교정책에서 완벽한 도덕성을 요구하는 국가는 완벽성도 안보도 이루지 못할 것이다" (1994년 5월 1일 포린어페어스 '봉쇄에 대한 단상')

▲ "힘이 여전히 최종 심판자인 세상" (1975년 7월 15일 미국 미네소타주에서 '외교정책의 도덕적 토대' 연설)

▲ "제국은 국제 제도 안에서 운영하는 데 관심이 없고 국제 제도 자체가 되고자 한다. 제국은 세력 균형이 필요 없다. 이게 미국이 미주에서, 그리고 중국이 대부분 역사 동안 아시아에서 외교를 한 방식이다." (1994년 키신저 저서 '외교')

▲ "권력은 최고의 최음제다" (1973년 10월 28일 뉴욕타임스에 실린 키신저 어록)

▲ "소련이 유대인을 가스실에 집어넣는다면 그건 미국이 걱정할 문제가 아니다. 인도주의적인 우려일 수는 있겠다" (1973년 리처드 닉슨 대통령에게 소련에 있는 유대인이 억압적인 정권에서 탈출하도록 돕는 것은 미국 외교정책의 목표가 아니라고 설명하면서)

▲ "한 국가가 자국민의 무책임함 때문에 공산화되는 것을 우리가 왜 그냥 지켜보기만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이런 문제는 칠레 유권자가 스스로 결정하도록 두기에는 너무 중요하다" (1970년 6월 27일 살바도르 아옌데 칠레 대통령을 전복하려는 반정부 세력 지원을 논의하는 정부 회의에서)

▲ "비밀공작을 선교 활동으로 혼동해서는 안 된다" (1975년 하원 정보위원회에서 미국 정부가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을 견제하려고 쿠르드족의 반란을 부추겼다가 지원을 끊어 쿠르드족을 버린 것에 대해 증언하면서)

▲ "초강대국(superpowers)은 종종 중무장한 두 맹인이 방 주변을 더듬는 것처럼 행동한다. 각자 상대방은 완벽한 시야를 가졌으며 자신은 상대방 때문에 치명적인 위험에 처했다고 생각한다. (중략) 시간을 두면 무장한 두 남자는 맹인일지라도 서로에게 엄청난 피해를 줄 수 있고 방은 말할 것도 없다." (1979년 10월 1일 타임지)

▲ "우리에게는 신비스러운 땅(land of mystery)에 왔다" (1971년 7월 중국과 수교를 위해 극비리에 방문한 중국에서 저우언라이 총리를 만나서)

▲ "푸틴(러시아 대통령)을 이해하려면 '마인 캄프'(히틀러의 저서 '나의 투쟁')가 아니라 도스토옙스키('죄와 벌',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등을 쓴 러시아 문호)를 읽어야 한다. (2016년 11월 10일 '디 애틀랜틱' 인터뷰)


1998년 1월 22일 태국 방콕에서 연설하는 키신저


[로이터 자료사진]

댓글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