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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문화구청장] 이성헌 서대문구청장 "연말연시는 신촌에서"
기사 작성일 : 2023-12-07 11:01:11

인터뷰하는 이성헌 서대문구청장


이세영 기자 =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이 지난 6일 서울 서대문구청에서 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2023.12.6

김지선 기자 = "신촌을 뉴욕 맨해튼 타임스퀘어에 버금가는 새해맞이 명소로 만들겠습니다."

6일 서울 서대문구청에서 만난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은 "보신각 대신 신촌에서 한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으면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오는 31일 밤 신촌 연세로에서 개최되는 '신촌 카운트다운 콘서트-신난다 신년은 신촌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는 행사다. 록밴드 로맨틱펀치, 아프로댄스코리아, 어디든프로젝트, 디제이 세포(DJ Sefo) 등이 다양한 공연을 선보인다.

작년에는 연세대 '아카라카' 응원단, 밴드 크라잉넛 등이 출연해 세밑을 뜨겁게 달궜다.


지난해 12월 31일 밤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에서 열린 '신촌 카운트다운 콘서트'


[서대문구청 제공]

관내에만 9개, 인근 마포구의 홍익대, 서강대까지 포함하면 11개의 대학이 위치한 서대문구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대학이 밀집한 자치구로 꼽힌다. "젊은이들이 모여 사는 지역의 특성을 살려 행사를 기획한 것이 주효했다"는 것이 이 구청장의 귀띔이다.

오는 8일 저녁에는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무료 송년음악회 '서대문 윈터 스토리'가 펼쳐진다.


지난 10월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을 찾아 클래식 공연을 선보인 함신익과 심포니 송


[서대문구청 제공]

이 무대를 이끄는 지휘자 함신익과 오케스트라 '심포니 송'은 근래 서대문구에서 눈부신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변변한 클래식 공연장 하나 갖추지 못할 만큼 문화 인프라가 부족한 서대문구에서 직접 주민들을 찾아다니며 수준 높은 연주를 선보이고 있다는 평가.

미국 예일대 음대 교수, KBS교향악단 상임지휘자 등을 지낸 함씨는 관객들에게 보다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트럭을 '움직이는 공연장'으로 개조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 구청장은 서대문구에서 16·18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이후에도 당(국민의힘)에서 지역당협위원장으로 활동해온 지역 전문가로서 지역민들의 문화적 욕구 충족은 곧 행복과 직결된다고 믿고 있다.

그는 "K팝의 발원지는 신촌 통기타 음악이고, 이웃 홍대는 버스킹의 성지"라며 침체한 신촌·이대 상권을 살리는 핵심 키워드로 '청년문화'를 제시했다.


지난 9월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에서 열린 '신촌글로벌대학문화축제'


[서대문구청 제공]

40여개국 출신 청년 53만명이 한데 어울렸던 지난 9월 '신촌글로벌대학문화축제'가 대표적. 이 구청장은 "이들이 보다 활발하고 긴밀하게 소통·교류하는 과정에서 글로벌 청년문화 중심지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촌 상주인구 2만6천여명 중 약 6천800명이 외국인 유학생인 만큼, 광역 상권을 넘어 세계적인 상권으로 거듭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사라져가는 명물 가게의 메뉴를 보존하기 위해 구청이 직영하는 점포도 생겨난다. 20년 넘게 이대생들의 사랑을 받아오다 폐점 위기를 맞았던 샌드위치점 '빵 사이에 낀 과일'이 일번 타자로 낙점됐다. 내년 1월 재개점을 준비 중인데 창업자가 직접 노하우를 전수했다.

구청은 이와 별도로 이대상권의 점포 3개를 직접 확보, 여기에 입점하는 청년 상인들에게 월 최대 100만원의 임대료 지원 등 파격적 혜택을 주기로 했다.

앞서 지난 봄에는 이대 앞 상권 업종 제한을 사실상 폐지하고, 신촌이대사랑상품권 30억원어치를 특별발행했다. 건물주들을 설득해 임대료를 30∼50% 인하하고, 최대 1억까지 무담보 대출 통해 소상공인의 숨통을 터주기도 했다.


지난 10월 이화여대 인근에서 진행된 미카엘 셰프의 '스타셰프 팝업 레스토랑'


[서대문구청 제공]

오는 14일 햄버거 판매에 나서는 오세득 셰프를 비롯해 홍신애, 여경래, 미카엘, 정호영 등 유명 셰프들이 이대 인근에서 릴레이 팝업 스토어도 진행했다.

내년에는 현대백화점 신촌점 유플렉스 앞에 새 랜드마크 '신촌스퀘어'를 조성, 이를 중심으로 투어 코스를 개발하는 한편 국내외 대학생들로 '신촌 서포터즈'를 구성해 상권 활성화를 주도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신촌 일대를 지나는 경의선 지상 철로를 지하화하고 이를 통해 확보한 부지에 문화시설, 연구단지 등을 세우겠다는 것이 이 구청장의 구상이다.

그는 요즘 글로벌 '핫플'로 부상하고 있는 또 다른 지역 명소로 홍제천 '카페 폭포'도 소개했다.

지난 4월 서대문 홍제폭포 맞은 편에 문을 연 이래 '폭포멍'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월평균 5만명이 찾고 있다. 최근 들어 외국인들의 발길도 눈에 띄게 잦아졌다는 것이 이 구청장의 설명.

이 구청장은 "폭포뷰를 감상하며 차를 마시다 보면 머리가 맑아지고 스트레스가 날아간다"며 "수익금 전액은 청년 장학금으로 쓰인다"고 덧붙였다.

폭포 인근 '안산 자락길'과 올해 8월 개장한 '안산 황톳길'까지 연계해 즐기는 시민도 늘고 있다. '어싱'(earthing) 열풍 속에 맨발로 황톳길을 걷고 황토족탕까지 할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고 한다. 향후 천연동 산복도로에도 황톳길을 추가 조성해 구민들의 성원에 보답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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