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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보다 높은 美 물가지표에도 6월 금리인하 기대는 '여전'
기사 작성일 : 2024-03-13 12:00:15

미국의 한 상점


[EPA 자료사진]

차병섭 기자 =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지표가 예상보다 높게 나왔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미국이 6월께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를 고수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미국 CPI 발표 후에도 6월 기준금리가 현재의 5.25∼5.50%보다 낮을 것으로 보는 견해가 69.8%로 과반이다.

3월과 5월 금리 동결 전망은 각각 99.0%와 88.9%로, 시장에서는 6월 첫 기준금리 인하설에 계속 무게를 두는 상황이다.

이날 미국의 2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2% 상승해 1월( 3.1%) 상승보다 높았고 예상( 3.1%)보다도 강한 모습이었다. 전월 대비로는 0.4% 올라 1월( 0.3%) 상승폭을 웃돌았으나 예상치에는 부합했다.

변동성이 큰 음식·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은 모두 예상치를 넘어섰다.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4% 상승해 1월과 같았으나 예상( 0.3%)보다 높았고, 전년 동월 대비로도 3.8% 올라 예상치( 3.7%)를 상회했다.

이는 시장에 우려를 불러올 수도 있는 내용이었지만,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1.12%)가 종가 기준 사상 최고가를 새로 쓰는 등 미국 증시는 강세를 보였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이날 CPI 발표로 오는 19∼2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에 대한 신중론이 강화될 수 있겠지만,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금리 인하 기조에서 벗어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난해 12월 FOMC 이후 점도표(기준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도표)를 통해 올해 0.25%포인트씩 3차례, 총 0.75%포인트(중앙값) 정도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던 연준이 이번에 나올 점도표에서도 이러한 견해를 유지할지가 관건이라고 봤다.

CPI 상승률이 2개월 연속 예상치를 상회했고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연준 목표인 2%로 내려오지 않은 만큼 연내 2차례 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신중론이 늘어날 수도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KPMG의 다이앤 스웡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FOMC 회의에서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견해가 강화되면서 열띤 논의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연준이 금리 결정 시 주시하는 물가 지표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와 관련, 씨티그룹과 모건스탠리는 2월 PCE 상승률(전월 대비)을 각각 0.2%와 0.3%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1월 상승률 0.42%보다 낮은 것이다.

2007∼2021년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를 지낸 에릭 로즌그렌은 CPI 발표에도 불구하고 연내 3차례 금리 인하 기대가 근본적으로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그는 지표상 보이는 것보다 경제가 더 가라앉고 있는 만큼 개인적으로는 5월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연준 인사들은 인플레이션이 2% 목표로 내려가는지 더 확신을 얻기 위해 6월까지 기다릴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유명 헤지펀드 시타델의 켄 그리핀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한 행사에서 "내가 연준이라면 너무 빨리 금리를 내리지 않을 것"이라면서 "최악의 결과는 금리 인하, 중단에 이어 방향을 바꿔 빠르게 금리를 올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파괴적 결과를 피하기 위해 신중론이 필요하다면서 "연준이 금리 인하에 대한 사람들의 2개월 전 예상보다 다소 느리게 갈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CEO는 전날 "연준이 빠르게 인하할 수 있지만 그들에 대한 신뢰가 위험에 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나라면 심지어 6월이 지나서 모든 것이 해결될 때까지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티로웨프라이스의 팀 머리는 "인플레이션이 3%에서 2%로 내려가는 마지막 구간(last mile)이 9%에서 3%로 내려가는 것보다 훨씬 힘들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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