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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총리, 큰손 기부자 인종차별 논란에도 "기부금 반환 안해"
기사 작성일 : 2024-03-15 03:00:58


영국 의회에서 질의응답 중인 수낵 총리 [AFP= 자료사진]

(런던= 김지연 특파원 =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보수당 큰손 기부자의 인종차별 발언으로 기부금을 반환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수낵 총리는 문제의 발언이 인종차별이 맞는다면서도 기부금은 반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14일(현지시간)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의료기술 업체 피닉스 파트너십의 프랭크 헤스터 최고경영자(CEO)는 과거 흑인 여성 의원인 다이앤 애벗(무소속)에 관한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앞서 헤스터 CEO는 한 업무 회의에서 동료들에게 애벗 의원이 "모든 흑인 여성이 싫어지게 만든다"고 말했으며 "총을 맞아야 한다"라고도 했다고 일간 가디언이 지난 12일 보도했다.

헤스터와 피닉스 파트너십은 지난해 보수당에 총 1천만 파운드(약 169억원)를 기부해 사상 최대 기부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11월에는 수낵 총리의 정무 출장에 1만5천 파운드 상당의 헬기 사용을 지원하기도 했다.

헤스터는 엑스(X·옛 트위터)에 "무례한 언급을 했지만, 성별이나 피부색과는 관계없는 비판이었다"고 주장하면서도 "애벗 의원에게 상처를 준 데 대해 사과하려 두 차례 전화를 걸었다. 매우 미안하다"고 말했다.

보도 이후 보수당이 헤스터로부터 받은 기부금을 돌려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는 수낵 총리가 "1천만 파운드를 되돌려줄 용기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스코틀랜드 보수당도 "영국 보수당이 헤스터의 발언에 대응해 그로부터 받은 기부를 신중하게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전날 의회에서 대정부 질의 중 노동당 마샤 드 코도바 의원이 기부금을 반환할 것인지 묻자 수낵 총리는 "아니오"라고 일축했다.

수낵 총리는 전날 밤에는 공식 대변인을 통해 "그의 발언은 잘못됐고 인종차별적"이라면서도 "그가 제대로 사과했으므로 수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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