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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멕시코 태양광 사업성 악화…ISDS 제소도 검토
기사 작성일 : 2024-03-17 09:00:41

한국전력 나주 본사


[촬영 정회성.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 차대운 기자 = 한국전력[015760]이 멕시코 정부의 정책 변화로 현지 태양광 발전 사업이 지연돼 사업성이 악화하자 투자자-국가 분쟁 해결 제도(ISDS)를 통한 손해배상 청구 필요성을 신중히 검토하기로 했다.

17일 전력 업계에 따르면 한전 감사 부문은 해외 투자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한 내부 감사 결과, 멕시코 태양광 프로젝트 지연으로 사업비 규모가 당초 계획보다 커지고 수익률도 불투명해진 것으로 진단하면서 ISDS 소송 제기 여부를 조속히 결정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ISDS는 해외 투자자가 투자국의 법령이나 정책 등으로 피해를 봤을 때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 등 기관의 중재를 통해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는 제도다.

한전은 2019년부터 멕시코 현지에서 총 설비용량 294메가와트(㎿)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3곳을 건설해 35년간 운영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총사업비는 3억1천600만달러(약 4천200억원)로 한전의 자체 투자와 재무 투자자 유치, 대출로 채우는 방식으로 계획됐다.

이는 한전이 중남미에서 추진하는 첫 태양광 사업이자, 당시로서는 역대 최대 규모의 해외 신재생에너지 개발 사업이었다.

발전량 중 75%를 멕시코 연방전력공사(CFE)가 15년간 사기로 해 한전은 2034년부터는 출자금을 모두 회수하고, 사업 기간 중 총 2천800억원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렇지만 발전소 건설이 진행 중이던 2021년 멕시코는 정부 주도로 민간 기업의 시장 진입과 참여를 제한하는 방향으로 전력산업법을 개정했다.

이후 상업발전 허가가 나오지 않는 등 현지 인허가 지연이 잇따르면서 사업 진척이 크게 늦어졌다. 차입 자금 비용 증가 등으로 인해 한전은 사업비가 당초 계획보다 900억원가량 더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세 사업지 중 오루스·타스티오타 발전소가 각각 작년 3월과 올해 3월 준공됐고, 엘마요 발전소도 올해 하반기에 준공될 예정이다.

기대 투자 수익률은 사업 초기 단계에는 9.67%로 산정됐지만, 사업 환경 변화로 현재는 대대적 재무 모델 수정 전까지는 '산정 불가'라는 내부 판정이 내려졌다.

한전은 ISDS 제소 가능성에 관한 의 질의에 "멕시코 정부의 정책 문제는 해소돼 순차적으로 발전소 상업 운전을 달성 중"이라며 "ISDS는 신중하게 추진해야 하는 사안으로 잔여 공사가 완료되는 올해 하반기에 충분한 법률 검토 및 공동 사업주, 차관단, 한국 정부 등 이해관계자들과 협의를 거쳐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한국광해광업공단도 해외 투자 손실로 법률 대리인을 선임하는 등 ISDS 제소 여부를 내부적으로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작년 파나마 대법원은 주민들의 환경권을 침해한다면서 광해광업공단이 10% 지분을 보유한 코브레파나마 구리 광산 폐쇄 판결을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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