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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 나우루 법정화폐될라…중국은행 진출추진에 호주 '발칵'
기사 작성일 : 2024-03-19 15:00:59

국교회복 서명한 뒤 악수하는 中·나우루 외교 수장


지난 1월 24일 왕이 중국 외교부장(오른쪽)이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리오넬 아인기미 나우루 외교부 장관과 양국 외교관계 복원 공동성명에 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다. [AP 자료사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자카르타= 박의래 특파원 = 중국 국영 상업은행인 중국은행(BOC)이 태평양 섬나라 나우루 진출을 추진하면서 나우루 법정 화폐도 호주 달러에서 위안화로 바뀔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호주 ABC 방송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나우루에서 영업하는 유일한 은행은 호주 벤디고 은행이다.

하지만 지난해 말 벤디고 은행은 호주 사업에 집중하고 사업을 단순화하겠다며 올해까지만 나우루에서 영업하고 연말께 철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벤디고 은행에 의존하던 나우루는 정부와 기업, 가계 등이 필수 금융 서비스를 받지 못할 수 있다며 우려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행은 최근 나우루를 찾아 현지 은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나우루에 진출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나우루는 지난 1월 대만과 단교한 뒤 중국과 외교 관계를 회복했으며 중국은 나우루에 경제적 지원을 늘리고 있다.

이처럼 중국은행이 나우루의 은행 공백을 노리고 진출을 추진하자 호주 내에서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나우루가 경제적으로 중국에 크게 의존하게 되면 법정 화폐도 호주 달러에서 중국 위안화로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나우루는 호주 달러를 공식 화폐로 사용하고, 호주 정부가 나우루에 설치한 난민 수용 시설 운영비가 재정의 주요 수입원일 만큼 호주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가 높다.

하지만 나우루의 난민 수용시설을 놓고 호주 내에서 인권 문제를 지적하면서 이를 폐쇄해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지자 호주 정부도 운영을 축소하면서 운영 예산도 줄이고 있다.

이 영향으로 지난해 나우루의 경제 성장률은 1%에 그치는 등 경제가 크게 위축됐다. 일각에서는 나우루가 중국에 손을 내민 것도 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일단 벤디고 은행은 최근 나우루 철수 일정을 올해 말에서 내년 6월 말로 6개월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그 사이 호주 당국은 벤디고 은행을 대체하기 위해 다른 호주 은행들을 '압박'하고 있다며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이나 웨스트팩이 거론되고 있다고 ABC 방송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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