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aily

"제발 한번이라도 와서 보라" 함부로 뱉은 5·18 망언에 피눈물
기사 작성일 : 2024-03-19 17:00:03

5월의 슬픔


[ 자료사진]

(광주= 천정인 기자 = "자기 가족이 죽었다면 이렇게 쉽게 말할 수 있을까요."

5·18 당시 가족을 잃은 여성들이 모인 오월어머니집 김형미 관장은 19일 걸핏하면 터져 나오는 5·18 망언에 비통한 심경을 드러냈다.

최근 정치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5·18 외부 개입설 언급에 대해서도 한숨을 내쉬었다.

김 관장은 "5·18 외부 개입설은 이미 사실이 아니라는 공신력 있는 조사 결과가 여러차례 나왔다"며 "과거에 조사된 내용을 한 번이라도 읽어봤더라면 이런 말은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5·18 외부 개입설은 북한군 개입설과 일맥상통한 논리로 국정원을 비롯한 국가기관 조사에서 거짓으로 밝혀졌다.

김 관장은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내뱉은 망언이 나올 때마다 유가족들은 피눈물을 흘린다"며 "한 나라의 수석이라는 사람이 국민의 슬픔을 위로하지 못할망정, 마치 남의 일인 양 망언을 하고 있으니 개탄스럽다"고 꼬집었다.

이어 "사회 지도층의 발언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무게감을 고려하면 무심코 던진 한 마디가 왜곡의 단초가 될 수 있다"며 "유튜브나 주변 사람에게 주워들은 '가짜 역사'에 현혹되지 말고, 제발 광주에 와서 사람도 만나보고 공신력 있는 조사 결과도 직접 보라"고 충고했다.

5·18 당시 전남대학교 농과대학 학생회장으로 시위에 직접 참여하기도 한 원순석 5·18 기념재단 이사장도 이미 잘 알려진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계속 해산시켜도 하룻밤 사이에 4~5번이나 다시 뭉쳤는데 훈련받은 누군가 있지 않고서야 일반 시민이 그렇게 조직될 수 없다'고 한 황 수석의 발언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황상무 시민사회수석


[ 자료사진]

그는 "5·18 이전인 5월 14일부터 16일까지 전남도청 원형 분수대에서 열린 민족민주화성회가 열렸다"며 "당시 10만명의 시민이 운집했을 정도로 시민의 민주화 열망이 높았다"고 말했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계엄군으로 투입된 공수부대의 살인적인 시위 진압 방식이 시민들의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고 설명했다.

계엄군은 시위 초기 강경 진압 기조 아래 시위대뿐만 아니라 무고한 행인이나 부녀자까지 무차별 구타하는 잔혹성을 보였고, 시민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빠르게 퍼지면서 시위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했다고 회고했다.

원 이사장은 "광주 시민들은 누구의 지시랄 것도 없이 신군부에 저항하려는 의지와 용기로 뭉쳤다"며 "운동권들조차 비상계엄이 확대됨과 동시에 예비검속을 피하기 위해 몸을 숨기거나 체포돼 당시 광주에서는 사실상 지휘부라는 것도 없었다"고 전했다.

원 이사장은 황 수석의 5·18 외부 개입설은 신군부의 논리와 맞닿아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쿠데타를 정당화하기 위해 북한군 핑계를 대던 신군부의 논리를 그대로 이어받은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황 수석이 5·18 당시 시위에 참여했던 사람을 단 한 사람이라도 만나보거나 5·18 진상규명 조사 결과를 읽어봤다면 이런 말을 하지는 못했을 것"이라며 5·18과 관련한 신중한 언행을 사회지도층 인사들에 당부했다.

황 수석은 최근 출입 기자와 식사 자리에서 5·18과 관련해 "계속 해산시켜도 하룻밤 사이에 4~5번이나 다시 뭉쳤는데 훈련받은 누군가 있지 않고서야 일반 시민이 그렇게 조직될 수 없다"고 발언한 사실이 MBC 보도로 알려졌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