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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정부, 살비니 부총리 '친푸틴 발언' 수습 안간힘
기사 작성일 : 2024-03-20 00:01:00

살비니 부총리 바라보는 멜로니 총리


[이탈리아 온라인매체 오픈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로마= 신창용 특파원 = 이탈리아 정부가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인프라 교통부 장관의 '친푸틴 발언'으로 불거진 논란을 잠재우느라 안간힘을 쓰고 있다.

안토니오 타야니 부총리 겸 외무장관은 19일(현지시간) 라디오24와 인터뷰에서 "우리 정부의 입장은 매우 분명하다"며 "정당마다 입장이 다를 수 있지만 연정 내부에서 실질적인 의견 불일치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살비니 부총리의 말로 우파 연정의 결속력이 약해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살비니 부총리는 전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압승으로 끝난 러시아 대선에 대해 "국민이 투표하면 항상 옳다"며 대선 결과를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이 알려지면서 조르자 멜로니 총리가 이끄는 우파 연정이 러시아 대선을 계기로 분열될 수 있는 우려가 제기됐다. 바로 그 전날인 17일에 타야니 부총리가 러시아 대선에 대해 "자유롭지도 공정하지도 않았다"고 평가했기 때문이다.

타야니 부총리는 전날 살비니 부총리 발언에 대한 논평 요청을 받자 "외무장관의 입장이 곧 이탈리아의 외교정책"이라고 일축했다.

이탈리아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와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멜로니 총리가 살비니 부총리의 발언에 대해 "용납할 수 없다"며 분노에 찬 반응을 보였다고 총리실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타야니 부총리의 이날 라디오 인터뷰도 멜로니 총리가 그에게 정부 입장을 다시 한번 명확하게 전달하라는 지시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멜로니 총리는 아직 러시아 대선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그동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면서 서방 주요국과 보조를 맞춰 우크라이나를 지원했다.

하필 이탈리아가 올해 주요 7개국(G7) 의장국으로서 국제적인 리더십을 요구받는 시점에 연정 내부에서 러시아 대선과 관련해 엇박자가 나오자 멜로니 총리는 분노했다고 현지 언론매체들은 전했다.

살비니 부총리가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친푸틴 정치인이긴 하다. 과거 러시아를 방문했을 때 푸틴 대통령의 얼굴이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기념 촬영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달에는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 사망에 서방이 타살 의혹을 제기하자 "러시아 의사와 판사가 진실을 규정할 때까지 판단을 보류해야 한다"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이탈리아 우파 연정은 멜로니 총리가 이끄는 이탈리아형제들(FdI), 살비니 부총리의 동맹(Lega), 타야니 부총리의 전진이탈리아(FI) 등 3개 정당으로 구성됐다.

5년 전만 해도 30% 이상의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던 동맹의 최근 지지세가 7% 선까지 추락하자 살비니 부총리가 극우 지지층을 결집하려고 이같은 발언을 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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