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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와 실제 모델의 크로스오버…파리에서 신개념 K패션쇼
기사 작성일 : 2024-03-23 08:00:59


(파리= 송진원 특파원 = 2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내의 한 호텔에서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메타버스 속 모델과 실제 모델을 크로스오버한 신개념 패션쇼를 열었다. 2024.03.22

(파리= 송진원 특파원 = 메타버스 속 가상 모델과 똑 닮은 인간 모델이 프랑스 파리의 한 패션쇼장에서 동시에 런웨이에 올랐다.

한국콘텐츠진흥원(원장 조현래)은 22일(현지시간) 패션의 중심지인 파리 시내 웨스틴 방돔 호텔에서 '모드 엣 파리(Mode at Paris)' 패션쇼를 열었다.

네이버제트의 글로벌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서 현재 진행중인 '모드 엣 제페토' 2024 봄·여름(S/S) 시즌 컬렉션을 현실 세계에서 구현했다.

패션쇼장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에서 제페토 속 아바타 모델이 먼저 런웨이에 나서고, 곧이어 아바타와 닮은 실제 모델이 스크린 뒤에서 등장해 아바타와 함께 포즈를 취한 뒤 런웨이를 걸었다.

메타버스 속 아바타와 인간 모델이 크로스 오버 되는 콘셉트로, 패션 업계에선 처음 선보인 방식이다.

세계 패션의 중심이고 유럽 최대 제페토 이용자를 보유한 나라인 프랑스에서 새로운 케이 패션(K-패션)을 선보이고, 한국 디자이너들의 해외 진출을 꾀하기 위해 마련한 무대다.

조 원장은 "패션의 중심인 파리에서 한국의 새로운 기술과 패션을 결합해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었다"며 "한국 패션의 가능성을 넓혀가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를 총괄한 서희선 진흥원 음악패션팀 부장도 "메타버스를 이용하는 이들은 주로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인데, 이들이 향후 패션 산업의 이용자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그분들에게 한국 패션을 알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패션쇼에는 한국을 대표하는 패션 디자이너 브랜드 10곳이 참여했다.

진흥원은 공모를 통해 ▲ 두칸 ▲ 메종니카 ▲ 므아므 ▲ 본봄 ▲ 분더캄머 ▲ 뷔미에트 ▲ 비건타이거 ▲ 아이아이 ▲ 줄라이칼럼 ▲ 한나신 등 총 10개 브랜드를 선정했다.

각 브랜드의 특색을 가장 잘 나타낸 대표 의상 두 벌씩을 선보였다. 아바타 모델과 실제 모델을 합하면 총 40명이 패션쇼에 선 셈이다.



(파리= 송진원 특파원 = 2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내의 한 호텔에서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메타버스 속 모델과 실제 모델을 크로스오버한 신개념 패션쇼를 열었다. 2024.03.22

패션쇼에 참석한 현지 패션 업계 관계자들과 인플루언서들은 신개념 무대에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크리스텔 카지 니콜로 프랑스 의상조합 신진 디자이너 육성팀장은 "제페토 기술과 패션을 접목한 점이 아주 인상 깊었다. 디지털 쌍둥이, 아바타 모델을 보는 게 아주 재미있었다"며 "디자이너들도 아주 재능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프란체스카 타코니 이탈리아 피티 이매진의 코디네이터는 "한국 패션뿐 아니라 문화 자체가 상당히 영감을 주고 재미있다"며 "새로운 기술과 실제 모델이 함께하는 패션쇼를 아주 흥미롭게 봤다"고 평가했다.

'나피 벨라'라는 활동명의 프랑스 패션 인플루언서는 "인간 모델이 나오기 전 스크린에서 아바타 모델이 런웨이에 선 게 최고였다"며 "패션 업계에서 보기 힘든 장면"이라고 환호했다.

이번 패션쇼는 디자이너들에게도 새로운 경험이었다.

동물 학대 없는 패션을 추구하는 비건타이거의 양윤아 디자이너는 "이번 패션쇼는 패션 관계자들에게만 어필하는 게 아니라 대중들과 가까워질 수 있는 흥미로운 요소가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으로 느껴졌다"며 "메타버스 세계에서 패션을 선보인다는 게 디자이너 브랜드들의 새로운 미래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세상의 주인공은 당신'이란 철학으로 옷을 제작하는 두칸의 최충훈 디자이너는 "분신 같은 아바타를 현실 세계에 꺼내 보여준다는 점이 흥미로웠다"며 "오늘 오신 분들이 많이 호응해주신 걸 보니 앞으로 이런 방식의 패션쇼가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 것 같다"고 말했다.

사회적 이슈를 패션으로 연결시키는 메종니카의 고미진 디자이너 역시 "한국의 정보기술(IT)와 패션을 결합해 파리에서 선보이면서 한국의 높아진 위상을 체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파리= 송진원 특파원 = 2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한 '모드 엣 파리' 패션쇼에 참가한 한국 디자이너들. 왼쪽부터 메종니카 고미진, 한나신 신한나, 두칸 최충훈, 분더캄머 신혜영, 므아므 박현, 줄라이칼럼 박소영, 비건타이거 양윤아 디자이너. 2024.03.22.

이날 패션쇼 배경음악은 인공지능(AI) 음악 창작 기업 포자랩스와 한국의 대표 포스트록 밴드 잠비나이의 이일우가 협업해 완성했다.

진흥원은 지난해 10월 처음 '모드 엣 제페토'라는 이름으로 국내 패션 디자이너 브랜드들의 2023 가을·겨울(F/W) 시즌을 제페토 인기 월드인 런웨이제트와 협업했다.

6주간 진행한 '모드 엣 제페토' 2023 F/W에는 총 329만명이 참여했다. 이 가운데 해외 이용객 비중이 95%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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