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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법원, 공탁금 6천100억→2천300억원…언론 "트럼프에 생명줄"(종합)
기사 작성일 : 2024-03-26 08:00:57

주먹을 쥔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뉴욕 EPA=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뉴욕주 뉴욕시에서 열린 '성추문 입막음' 혐의 사건 재판에 출석한 뒤 기자회견을 마치고 나와 주먹을 쥐고 있다. 2024.3.25

(워싱턴= 김동현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부동산 부풀리기 사기 대출' 의혹 민사재판을 계속 진행하기 위해 법원에 맡겨야 하는 공탁금이 크게 줄면서 자신의 현금과 부동산 등 자산을 압류당하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게 됐다.

뉴욕주 항소법원이 25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탁금을 4억5천400만달러(약 6천100억원)에서 1억7천500만달러(약 2천300억원)로 낮췄다고 AP와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단 10일 내로 납부해야 한다는 조건이다.

앞서 뉴욕 맨해튼지방법원은 지난달 민사재판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산 가치를 부풀리는 방식으로 사기 대출을 받았다고 보고 이자를 포함해 4억5천400만달러의 벌금을 내라고 판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판결에 항소했지만, 항소심을 진행하려면 이날까지 벌금액에 해당하는 4억5천400만달러를 법원에 공탁해야 했다.

그러나 그는 공탁금이 너무 큰 액수라 현실적으로 낼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벌금형 집행을 중단하거나 공탁금을 1억달러 수준으로 낮춰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이날 판결에 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10일 내로 1억7천500만달러를 공탁하면 그는 항소심이 진행되는 동안 1심 판결의 벌금 전액을 내지 않아도 된다.

그가 원래 시한이었던 이날까지 공탁금을 내지 못하면 뉴욕주 검찰이 벌금형을 집행하기 위해 그의 은행 계좌, 건물, 골프장, 전용기 등 자산 압류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미국 뉴욕 트럼프 타워 앞의 트럼프 지지자


(뉴욕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25일(현지시간) 뉴욕주 뉴욕시에 있는 트럼프 타워 앞에 모여 있다. 2024.3.25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의 재정 상태를 아는 소식통들을 인용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10일 내로 해당 금액을 납부할 수 있을 것이라며 법원이 "생명줄"을 내려줬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가 공탁금을 내기 위해 보유한 현금의 상당 부분을 소진해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공탁금을 직접 내거나 자신이 항소심에서도 패소한 뒤 벌금을 내지 못할 경우 대신 내줄 보증회사의 보증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보증서를 얻으려면 보증회사에 약 2억달러 상당의 수수료와 담보를 내놓아야 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법원 결정 이후 자산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우리는 항소법원의 결정에 따를 것이며 보증서나 이에 상당한 증권이나 현금을 공탁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항소법원의 감면 결정은 1심에서 벌금으로 부과한 4억5천400만달러가 "얼마나 터무니없고 충격적인지 보여준다"고 말했다.

항소법원은 공탁금을 줄인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으나 법률 전문가들은 항소법원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야 할 벌금액 자체를 줄일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했다.

아담 폴록 변호사는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에서 "법은 벌금 전액에 해당하는 금액을 공탁해야 한다고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보기 드문 판결"이라며 "(항소법원에) 1심 판결 자체가 과하다는 우려가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한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검찰총장 측 대변인은 "트럼프는 충격적인 사기에 대해 여전히 책임져야 한다"며 "이미 법원은 그가 자신의 자산가치를 거짓되게 부풀리려고 수년간 사기에 가담했으며 부당한 방식으로 자신과 가족, 자기 기업을 부유하게 만들었다고 판결한 바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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