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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에 임시집무실 차려 대화'하려던 전북대 총장, 되레 갈등?
기사 작성일 : 2024-03-26 15:00:39

도시락만 덩그러니


(전주= 나보배 기자 = 26일 전북대 양오봉 총장이 의과대 1호관 세미나실에 임시 집무실인 소통실을 마련하고 의대 학장단과 긴급회의를 하려고 했으나 취소됐다. 사진은 책상 위에 놓여있는 필기구와 점심 도시락의 모습.

(전주= 나보배 기자 = 의대에 임시 집무실을 차려 교수들과 밀착해 소통하려던 양오봉 전북대 총장의 계획이 교수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26일 전북대학교에 따르면 이날 양오봉 총장은 의대 학장 등 보직 교수들과 의대 1호관에 마련한 임시 집무실에서 진행하기로 했던 회의 장소를 긴급하게 대학 본부로 변경했다.

당초 양 총장은 이날부터 임시 집무실인 '소통실'을 마련한 뒤 의대 및 전북대병원 소속 교수들과 더 가까이에서 만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었다.

의대 행정실은 이러한 총장의 계획을 반영해 유휴공간인 의대 1호관 1층 세미나실을 소통실로 정하고 필기구와 물 등을 준비해뒀다.

대학 본부 역시 양 총장이 이날 정오에 소통실에서 처음으로 의대 학장단과 비공개회의를 하기로 결정하자 이를 언론에 알렸다.

하지만 회의 10분 전께 양 총장은 돌연 회의를 취소했고, 다시 이날 오후 1시께부터 대학 본부에서 비공개회의를 하는 것으로 계획을 바꿨다.

회의 장소를 변경한 배경에는 양 총장이 의대 구성원과 논의 없이 소통실을 차리고, 이 사실을 언론에 알린 데 대해 의대 교수들의 반발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의에 참석하러 온 전북대 의대 및 전북대병원 비대위 관계자는 "의대 교수들과 소통을 하겠다는 총장의 의지는 환영한다"면서도 "의대와 아무런 상의도 없이 언론에 먼저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한 소통 방식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지난 23일 양 총장이 의대에 임시 집무실을 만든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의대 교수들은 '저의가 의심된다'며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었다.

당시 한 의대 교수는 "의대로 집무실을 옮기려면 의대 교수들의 뜻을 먼저 물었어야 한다"며 "막무가내로 교수들과 물리적 거리를 좁힐 게 아니라 의대 정원이 늘어나는 데 대비한 기자재 수급 방안, 교육과정 구성 등 계획을 먼저 들고나오는 게 순서"라고 주장했다.


어두운 임시 집무실


[촬영 나보배]

대학은 우선 양 총장과 의대 학장단의 회의가 끝나는 대로 소통실의 운영 방식이나 장소 등에 대해 검토할 계획이다.

대학 관계자는 "의대 소통실에서 진행하려던 회의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 같아 장소를 변경하게 됐다"며 "전공의들이나 의대 학생들이 다시 병원과 학교로 돌아오게 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총장이 회의를 제안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통실을 계획대로 운영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확답할 수 없다"며 "우선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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