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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이주기구 "10년간 사망·실종 이주민 6만4천명…60% 익사"
기사 작성일 : 2024-03-26 18:01:17

작년 2월 이탈리어 서남부 해변에 부서진 채 떠내려온 이주민 선박 잔해


[EPA 자료 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제네바= 안희 특파원 = 분쟁 등을 피해 다른 국가로 이주하려다 사망·실종한 사람들이 전 세계에서 지난 10년간 6만4천여명에 이르며 최근에도 사망자 수가 더 증가하고 있다고 국제이주기구(IOM)가 밝혔다.

IOM은 26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지난 10년간 이주민 가운데 사망자와 실종자를 합친 수는 6만4천여명이라고 전했다.

이 가운데 성별이나 연령을 파악하기 사례가 3만7천여명에 이르며, 공식 기록으로만 취합한 규모여서 실제 사망·실종자가 훨씬 커질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출신국이 확인되는 사망자 중 3분의 1 이상은 분쟁 지역 또는 난민 인구가 많은 국가 출신으로 파악됐다. 안전한 경로가 확보되지 않은 채 분쟁 지역을 벗어나려다 목숨을 잃게 된 사례가 그만큼 많다는 의미라고 보고서는 풀이했다.

여성과 어린이 사망자도 많았다. 보고서는 "10년간 여성 5천500명, 아동 3천500명이 사망했으며 신원 미상 사망자 수가 전체의 3분의 2라는 점에 비춰 여성·어린이 사망은 훨씬 더 많을 수 있다"고 짚었다.

이주민 사망자의 60%는 익사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아프리카 북부에서 남유럽으로 향하는 지중해에서 이주민을 태운 선박 사고는 이주민 사망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가장 큰 인명피해가 나온 사고는 작년 6월 그리스 해안 선박 전복 사고다. 당시 이주민이 밀집한 상태로 운항하던 어선이 그리스 해안에서 뒤집혀 600여명이 사망 또는 실종했다.

보고서는 "10년간 사망한 2만7천명이 지중해 사고로 숨졌다"며 "국제사회가 해상 사고를 막고 생명을 구하기 위한 역량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을 뒷받침한다"고 강조했다.

이주민 사망자 수는 최근 들어 증가세다.

보고서는 지난해 이주민 사망자 수가 8천500여명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올해 들어 이 추세는 심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1∼2월 지중해 경로를 이용해 유럽으로 입국한 이주민 수는 1만6천818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 규모(2만6천984명)보다 현저히 적은데도 사망자 수는 비슷하다는 점이 이런 추세를 방증한다고 보고서는 부연했다.

IOM은 "목숨을 걸고 이주하는 사람들을 보호하는 일은 홀로 할 수 없으며 관련 국가와 여러 파트너가 합심해야 한다"며 "구조역량 강화, 안전한 정규 이주 경로의 확대, 인신매매 조직 대처 등을 위한 국제 협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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