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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등 원자재 가격 '들썩'…인플레로 고금리 장기화 우려 고개
기사 작성일 : 2024-04-05 16:00:58

미국 원유 저장 시설


[EPA 자료사진]

김기성 차병섭 기자 = 최근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들썩이면서 글로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가 재점화되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물가상승세가 좀처럼 둔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하면서 고금리 장기화 우려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이미 1∼2월 미국의 물가 지표가 높게 나오면서 시장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진 가운데,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통화긴축 선호) 성향 인사는 인플레이션 고착 시 연내 금리 인하가 불필요하다는 발언까지 내놓았다.

◇ 글로벌 원자재 가격 '들썩'…브렌트유 90달러 돌파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험 고조로 원유 공급에 대한 시장 불안이 지속되면서 4일(현지시간) 브렌트유 선물 가격이 지난해 10월 말 이후 5개월 만에 배럴당 90달러선을 돌파했다.

이날 ICE 선물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전날 종가 대비 1.3달러(1.5%) 오른 배럴당 90.65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도 배럴당 86.59달러로 전날 종가 대비 1.16달러(1.4%) 상승했다.

이란이 시리아 주재 자국 영사관 폭격의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하고 보복을 예고하면서 중동 지역의 전운이 고조되고 시장의 공급 우려를 키웠다.

유가 뿐만 아니라 다른 글로벌 원자재 가격도 최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되는 구리 가격은 지난해 1월 이후 최고 수준에 근접한 상태다.

최근 커피와 초콜릿 원료인 코코아 가격도 사상 최고 수준으로 올랐고, 씨티그룹은 추가 상승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코코아 가격은 올해 들어 120% 넘게 상승하며 최근 한때 1t에 1만 달러를 넘기도 했다.

미국 인플레이션이 쉽게 둔화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 속에 3일 금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2천300달러를 돌파했다. 금 현물 가격은 이후 2천305달러까지 찍은 뒤 일부 조정을 받았지만 여전히 2천280달러 부근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달 발표된 미국의 2월 소비자 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2% 상승해 1월( 3.1%) 상승보다 높았고 예상( 3.1%)보다도 강한 모습이었다. 전월 대비로는 0.4% 올라 1월( 0.3%) 상승폭을 웃돌았으나 예상치에는 부합했다.

유가가 들썩이는 가운데 다음주 발표될 3월 CPI 상승률마저 시장 예상치를 웃돌 경우 '고금리 장기화' 전망이 더 힘을 얻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뉴욕증시에 찬물 끼얹은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로이터= 자료사진]

◇ 인하 기대에 '찬물'…카시카리, 불필요 가능성 제기

이러한 가운데 연준 내 매파로 꼽히는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인플레이션이 고착될 경우 연내 금리 인하가 불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카시카리 총재는 한 행사에서 지난 1~2월 물가 지표에 대해 "계속 하락보다는 횡보세"로 다소 우려스러웠다며 "인플레이션이 계속 횡보한다면 금리 인하를 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전날에는 애틀랜타 연은의 라파엘 보스틱 총재가 견고한 성장세로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훨씬 느리게 하락할 것이라며, 올해 단 한 차례, 4분기에 금리 인하 단행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이날도 다른 연준 인사들의 인플레이션 우려는 여전했다.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는 금리 인하 이전에 물가 인상 둔화세가 더 확산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도 "우리는 우리가 있어야 할 곳에 있지 않다"며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너무 높다고 말했다.

최근 연준 인사들이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고 있음을 시사함에 따라 단기 금리가 계속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머니마켓펀드(MMF) 자산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인베스트먼트 컴퍼니 인스티튜트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일까지 일주일 동안 미국 머니마켓펀드에 약 705억 달러(95조원)가 유입됐다. 이는 최근 3개월 사이 주간으로는 최대 증가 폭이다.

이에 따라 MMF 총자산은 6조400억 달러(8천162조원)에서 6조1천100억 달러(8천256조원)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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