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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개 의대 중 14곳 수업 시작…17곳 다음 주 추가로 수업 재개(종합)
기사 작성일 : 2024-04-08 19:00:03

경북대 의대, 비대면으로 수업 재개…강의실은 여전히 '텅'


(대구= 윤관식 기자

(서울·세종= 곽민서 김수현 기자 = 집단 유급 '마지노선'이 다가오면서 전국 40개 의과대학 3곳 중 1곳이 수업을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음 주에는 20개 가까운 의대가 추가로 수업을 재개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수업을 재개한 의대에서도 학생들은 돌아오지 않아 실질적인 학사 운영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의대생들이 돌아올 조짐이 아직 보이지 않으면서 '집단 유급' 위기가 여전히 도사리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수업 거부가 이어지면 본과 4학년의 국가고시 응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경북대 의과대학, 비대면으로 수업 재개


(대구= 윤관식 기자

◇ 4월 중하순, 정상 학사운영·국시 응시요건 충족 '마지노선'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비서관은 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한 브리핑에서 "오늘부로 수업을 운영하는 의대가 14개교로 늘어나 전체 의대의 35%가 수업을 진행하게 됐고, 다음 주인 15일부터는 17개 정도 대학이 추가로 수업을 정상화할 계획을 갖고 전력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업을 시작하는 대학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4일 기준으로 전국 40개 의대 중 수업을 진행하는 대학은 ▲ 가천대 ▲ 고려대 ▲ 동국대 분교 ▲ 서울대 ▲ 연세대 ▲ 영남대 ▲ 인제대 ▲ 제주대 ▲ 충남대 ▲ 충북대 ▲ 한림대 ▲ 한양대 등 12곳이었다.

여기에 이날 경북대와 전북대에서도 수업이 시작됐다.

40개 의대 가운데 14곳(35%)이 수업을 하는 셈이다.

각 의대의 개강은 애초 2월이었지만, 증원 정책에 반발한 학생들의 수업 거부로 제대로 된 수업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4월 중순이 지나면 1학기 학사일정을 제대로 소화하기 어려워 대량 유급 사태를 피할 수 없게 된다는 판단에 각 의대는 수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고등교육법 시행령은 학교 수업일수를 '매 학년도 30주 이상'으로 정하고 있어 통상 대학들이 학기당 15주 이상의 수업시수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개강이 계속 뒤로 밀리고 수업과 시험이 한꺼번에 진행될 경우 학생들은 물론 진료와 강의를 병행하는 의대 교수들의 부담도 커질 수 있다.

이에 대학들은 이달 중하순을 개강의 '마지노선'으로 봤다.

의대들이 수업을 재개한 데에는 본과 4학년의 국가고시 응시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한 조치이기도 하다.

의사 국가고시를 치르려면 각 의대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 '의학교육 평가 인증'을 받아야 한다.

인증을 받으려면 임상실습 기간은 총 52주, 주당 36시간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다음 달까지 수업이 밀리면 인증 요건을 충족하기 어렵다는 것이 대학들의 설명이다.

15일부터는 ▲ 가톨릭관동대 ▲ 가톨릭대 ▲ 건국대 분교 ▲ 건양대 ▲ 경상국립대 ▲ 고신대 ▲ 단국대(천안) ▲ 동아대 ▲ 부산대 ▲ 성균관대 ▲ 연세대 분교 ▲ 울산대 ▲ 원광대 ▲ 이화여대 ▲ 전남대 ▲ 조선대 ▲ 차의과대 등 17개가량의 대학이 추가로 수업을 정상화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렇게 되면 전체 의대 가운데 77.5%인 31곳이 수업을 하는 셈이 된다.

장 수석은 "의대생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수업 재개가 시급하다고 판단했고, 대학 본부와 의대가 한뜻으로 협력해 개별 학생 상담과 설득에 노력한 결과 오늘부터 다시 수업을 시작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업에 참여하지 않는 의대생들에 대해서는 "국민 생명과 건강을 책임지게 될 의료인으로서 강의실과 실습실로 조속히 돌아와 학업에 임해주시길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안경 고쳐 쓰는 장상윤 사회수석


홍해인 기자 =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이 8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의대 수업 정상화 관련 브리핑 시작을 기다리며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2024.4.8

◇ '집단 유급' 위기 그대로…"유급되면 등록금 못 받고 1년 손해"

수업이 시작됐지만 의대생들이 강의실에 모여 수업받는 모습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실제 이날 수업을 재개한 경북대와 전북대에서는 의대생들이 돌아오지 않아 휑한 상태로 강의했다.

수업을 시작한 상당수 의대는 대면과 비대면 강의를 병행하고 있으나, 아직은 비대면 강의 비중이 훨씬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의대생들에게 등교를 준비할 시간을 주기 위해서다.

대면 수업에 참여했다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에 등교하기 어려운 의대생들을 배려하는 차원도 있다.

비대면 강의 역시 화상회의 플랫폼 줌 등을 이용한 실시간 비대면 수업이 아닌, 제작된 온라인 강의를 학생들이 각자 자율적으로 수강하는 방식으로 수업이 이뤄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대학은 온라인 강의 자료를 내려받기만 해도 출석을 인정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다만 의정 대치가 장기화할 조짐이어서 실제 의대생들이 수업에 정상적으로 참여할지는 미지수다.

수업이 시작했는데도 계속해서 거부할 경우, 의대생들은 유급을 받을 수도 있다.

대부분 의대 학칙상 수업일수의 3분의 1 또는 4분의 1 이상 결석하면 F 학점을 주는데, 한 과목이라도 F 학점을 받으면 유급 처리된다.

각 대학이 집단 유급을 피하기 위해 수업을 시작했지만, 이 때문에 역시 유급 받을 위기도 다시 강화된 셈이다.

유급 처리되면 학생들은 한 학기 수업을 다시 들어야 해 시간상으로 손해를 본다.

본과의 경우, 한 학기 유급되면 이를 다음 학기에 만회하기 힘들어 1년 뒤처지게 된다. 전공 수업으로만 빡빡하게 학사 일정이 짜여 있고, 1학기 개설 과목이 2학기에 개설되지 않기 때문이다.

등록금도 한 푼도 되돌려받을 수 없다.

일부 의대에선 유급 횟수를 1∼2회로 제한하고, 이를 초과하면 제적시키기도 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동맹휴학은 휴학 사유가 아니어서 허가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에는 변함없다"며 "집단 유급 상황을 가정하지 않고 최대한 학생들을 설득해 수업을 할 수 있도록 독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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