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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센터가 살 길'…사우디·UAE, AI 패권 위해 건립 경쟁
기사 작성일 : 2024-04-11 16:00:56

미국의 한 데이터센터


[EPA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주종국 기자 = 중동의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가 역내의 AI 패권을 잡기 위해 데이터센터 건립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두 나라 모두 이미 수십 개의 데이터센터를 운용중이지만 거액을 투자해 추가 건립을 계획 중이다.

AI 기술 경쟁에 뛰어든 나라들은 저마다 자국 내에 데이터센터를 두려고 한다.

기술적인 이유에서 데이터센터가 가까우면 고객이 서비스에 접근하기 쉽고 속도도 높일 수 있다. 또 서버에 저장된 귀중한 데이터는 현지의 규제나 간섭을 받기 때문에 지정학적 이유로도 국내에 두는 게 유리하다.

이 때문에 데이터센터는 AI 강국이 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데이터센터만 있다고 AI 강국이 되는 건 아니지만 데이터센터 없이는 어떤 나라도 AI 강국이 될 수 없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경제 상당 부분을 원유 수출에 의존하고 있지만 AI에서 새 수익을 찾으려 하고 있다.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의 비전 2030 전략에도 AI 기술개발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AI를 전담하는 주요 연구센터와 부처를 설립했으며, 오픈AI의 챗GPT와 유사한 대규모 언어 모델도 만들었다.

UAE도 마찬가지다. 최근 샘 알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UAE 정부 관리 및 투자자들과 만나 민간 부문이 국가와 협력해 대규모 AI 인프라를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을 논의했다.

두 나라는 AI 기술을 지원하기 위해 자국 내 사막 지역에 거액을 들여 데이터센터를 건립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UAE는 향후 몇 년 안에 1천억 달러 규모를 목표로 하는 AI 투자펀드를 조성하겠다고 3월 초에 발표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는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의 대표적 벤처캐피탈 중 하나인 앤드리슨 호로위츠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AI 분야에 400억 달러를 투자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데이터센터 개발업체 에퀴닉스의 중동 및 북아프리카 담당 카멜 알 타윌 상무는 "중동은 비즈니스 친화적인 지역"이라면서 "경제가 튼튼하고. 전력 가격도 안정적이다. 우리는 많은 성장동력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중동 국가들은 아직 서유럽 지역에 비해 데이터센터가 부족하다.

리서치회사 DC 바이트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UAE의 데이터센터 용량은 235메가와트, 사우디아라비아는 123메가와트로 독일의 1천60메가와트에 비해 많이 뒤처진다. 격차를 줄이기 위해 UAE는 용량을 343메가와트까지 확장할 계획이며, 사우디아라비아도 몇 년 내에 467메가와트를 추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런 투자의 경제적 효과는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의 최근 보고서는 2030년까지 AI가 UAE의 경제에 960억 달러, 사우디아라비아에 1천350억 달러를 각각 기여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렇게 되면 이 분야에서 이들 국가를 앞서는 나라는 미국과 중국밖에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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