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7월 26일(현지시간) 로드리고 두테르테 당시 필리핀 대통령이 국정연설을 하는 모습. 2024.4.12[EPA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하노이= 박진형 특파원 = 미국·일본·필리핀이 정상회의를 갖고 중국에 대응하는 3국 협력 방위를 강화하기로 한 가운데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필리핀 대통령이 중국 매체를 통해 미국과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을 비난하고 나섰다.

친중 성향의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에 게재된 인터뷰에서 미국이 남중국해를 둘러싼 중국과 필리핀 사이의 긴장을 부추기고 있으며 마르코스 대통령이 미국이 시키는 대로 따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필리핀 정부가 나가서 싸움거리를 찾고 결국 아마 전쟁을 시작하도록 내모는 것은 미국"이라면서 "하지만 나는 미국이 우리를 위해 죽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마르코스 대통령에게 중국에 뭐라고 말해야 할지 지시하고 있다면서 마르코스 대통령의 재임 기간에는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 대한 중국과 필리핀 간의 대화가 활발하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또 마르코스 대통령이 필리핀 내 군 기지를 미군에 추가 개방한 것에 대해 자신이 앞으로 이런 조치를 되돌리고 싶다는 뜻을 나타냈다.

한편,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자신의 재임 기간에 필리핀이 남중국해 세컨드 토머스 암초(중국명 런아이자오·필리핀명 아융인)와 관련해 중국 측과 비밀 합의를 맺었다는 폭로와 관련해 자신은 중국에 양보한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현지 매체 인콰이어러에 따르면 그는 전날 밤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는 아무것도 중국에 양보하지 않았다"면서 심지어 대통령이라도 "우리 영토의 어느 것도 양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자신은 그 암초가 있는 줄도 몰랐다고 덧붙였다.

(워싱턴 AP=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11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오른쪽),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과 3국 정상회의를 하기에 앞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일본과 필리핀을 향한 미국의 방위 공약은 철통같다"고 말했다. 2024.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