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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로니 伊총리 또 명예훼손 소송…이번엔 저명 노교수
기사 작성일 : 2024-04-17 02:00:58

바리 법원으로 향하는 루치아노 칸포라 전 바리대 교수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로마= 신창용 특파원 =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작가, 록밴드 리더에 이어 이번에는 저명 인문학자를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다.

이탈리아 남부 바리 법원이 16일(현지시간) 멜로니 총리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루치아노 칸포라(81) 전 바리대 교수를 재판에 회부하기로 결정했다고 국영방송 라이(RAI) 뉴스가 보도했다.

이탈리아 형사소송법은 검찰의 요청으로 법원이 재판 회부 여부를 결정한다. 재판은 10월 7일에 시작된다.

칸포라는 총선을 5개월여 앞둔 2022년 4월 한 고등학교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한 토론회에 참석해 당시 야당 대표였던 멜로니를 "본질적으로 신나치", "가엾은 사람", "극도로 위험한 멍청이"라고 불러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다.

멜로니는 당시 페이스북에 칸포라의 발언 영상을 올리며 "어린 학생들을 상대로 저속한 선전을 했다. 그의 말은 용납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면서 고소했다.

멜로니는 그해 9월 총선에서 승리하며 이탈리아 역사상 첫 여성 총리가 됐지만 고소를 취하하지 않았다.

칸포라는 바리대에서 그리스어·라틴어 문헌학 교수로 재직했다. 이탈리아 최고의 인문학자이자 좌파 대중 지식인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그는 이날 바리 법원에서 열린 심리를 앞두고 AFP 통신과 인터뷰에서 당시 발언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2021년 출간된 멜로니의 자서전 '나는 조르자'에서 멜로니가 조르조 알미란테를 비롯한 이탈리아 전후 극우 지도자의 배턴을 이어받았다고 쓴 점을 언급했다.

알미란테는 제2차 세계대전 후 파시스트 독재자 베니토 무솔리니의 지지자들이 결성한 이탈리아사회운동(MSI)의 지도자다.

멜로니 총리는 2012년 MSI를 계승한 이탈리아형제들(FdI)을 창당했지만 총리직에 오른 뒤에는 "파시즘을 비롯한 비민주적인 정권에 대해 동정이나 친밀감을 느낀 적이 없다"며 파시즘과 선을 그었다.

멜로니 총리가 명예훼손 소송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0년 12월 이탈리아 TV 정치 토크쇼에서 욕설한 소설 '고모라'의 작가 로베르토 사비아노를 고소했고, 법원은 지난해 10월 사비아노에게 1천유로(약 142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지난해 7월엔 이탈리아 공연에서 자신을 모욕한 영국 록밴드 플라시보의 리더 브라이언 몰코를 상대로도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다.

몰코는 당시 멜로니 총리를 향해 "똥개", "파시스트", "인종차별주의자"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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