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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원로들 고언…"尹대통령, 참모들이 자유롭게 말하게 해줘야"(종합)
기사 작성일 : 2024-04-17 19:00:04

국민의힘 상임고문단 간담회


국민의힘 윤재옥 당대표 권한대행이 17일 서울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열린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4.17 [국회사진기자단]

이유미 안채원 기자 = 국민의힘 원로들이 17일 4·10 총선 참패와 관련해 정부와 당을 향해 작심하고 쓴소리를 쏟아냈다.

당 상임고문단 회장인 정의화 전 국회의장은 이날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열린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이번 참패의 원인은 대통령의 불통, 우리 당의 무능에 대한 국민적 심판"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발 늦은 판단, 의정 갈등에서 나타난 대통령의 독선적 모습들이 막판 표심에 나쁜 영향을 준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3년 후 대선에서 꼭 이겨야 한다. 우리를 지지하는 많은 국민은 정권을 빼앗길 것에 대한 우려가 굉장히 커졌다"며 "대통령이 확실히 바뀌고 우리 당도 유능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향후 수습 방향을 놓고는 대통령의 태도 변화, 당정 관계 개선 등의 주문이 이어졌다.

정 전 의장은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실 스태프들이나 주변 분들에게 언로를 열어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자유 토론식 이상으로 말할 수 있게 분위기를 조성해주고 국민이 걱정하지 않도록 많은 지혜를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당에 대해선 "대통령만 쳐다보는 정당이 돼선 안 된다. 필요할 땐 직언해달라. 이제 정말 국민을 보고 하는 정치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절대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야당과 늘 대화하고 협치도 할 수 있는 당으로 바뀌어야 한다"며 "당 지도부는 대통령이 야당 대표도 만나도록 권유해보는 것도 좋지 않겠나"라고 제안했다.

유준상 상임고문은 "2년 전 정권을 잡았던 초심으로 되돌아가서 윤 대통령이 추구하고자 하는 정치 철학에 좀 더 적극적으로 호소를 했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날 윤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과 관련해서도 "전체 언론 보도를 보면 일관적으로 여기(대통령 메시지)에 대해 공감하지 못하고 불통 이미지를 가져갔다"며 "국민 앞에 당당하게 그때그때 기자회견 해서 소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흥수 상임고문은 간담회 뒤 기자들과 만나 "국정의 방향은 옳다고 보는데 그것을 집행하는 방법, 국정운영 스타일을 국민이 별로 안 좋아한다"며 "국정 스타일을 좀 바꿔 나가야 한다"고 했다.

비공개 간담회에서는 "당이 단합하는 쪽으로 가야지, 서로 찢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며 '통합'을 강조하는 발언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차기 당 대표와 관련해서도 "통합하고 아우를 수 있는 사람이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한다.


국민의힘 상임고문단 간담회


국민의힘 윤재옥 당대표 권한대행이 17일 서울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열린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4.17 [국회사진기자단]

후임 국무총리 및 대통령 비서실장 인선에 대한 제언도 있었다.

정 전 의장은 "총리가 민생을 잘 돌볼 수 있는 경제통이었으면 좋겠고, 대통령에게 언제든 쓴소리를 마다치 않는 중심 잡힌 인물이 되길 바란다. 여야가 다 인정할 수 있는 사람을 물색해달라"고 말했다.

유흥수 고문은 "비서실장은 정무 감각이 뛰어난 사람이 왔으면 좋겠다. 대통령에게 쓴소리, 어드바이스(조언)를 가감 없이 할 수 있는 정치인 출신이 오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박영선 총리·양정철 비서실장' 기용설이 보도된 데 대해선 "연정이 전제됐을 때 그런 인사가 가능하지만, 민주당 당직을 가진 사람을 그런 요직에 앉히는 건 생각할 수 없는 이야기"라고 잘라 말했다.

일부 참석자들은 총선 캠페인을 이끈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 "수고했다"며 노고를 평가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간담회를 주재한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은 "앞으로 총선 백서 등을 통해 종합적으로 패배 원인을 분석할 것"이라며 "여러 의견을 참고해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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