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aily

21년 만 정규리그 '지지대 더비'…K리그2 수원-안양 '양보 없다'
기사 작성일 : 2024-04-21 14:00:43

2022년 10월 FC안양전에서 득점하는 오현규


[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안양= 이의진 기자 = 프로축구 정규리그에서 21년 만에 성사된 '지지대 더비' 당사자들의 투지가 뜨겁다.

양 팀 사령탑, 선수들 모두 구단끼리 역사와 현안이 얽힌 자존심 싸움임을 마음에 새기고 경기에 임한다.

21일 경기도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하나은행 K리그2 2024 8라운드 FC안양-수원 삼성전은 프로축구 역사에서 기념비적 경기다.

2003년 이후 처음으로 수원 삼성이 안양을 연고로 둔 팀과 리그에서 맞붙는다.

본래 지지대 더비는 수원과 안양 LG(현 FC 서울)의 대결에서 시작됐다.

수원과 안양을 잇는 1번 국도의 고개인 '지지대'에서 유래한 두 구단의 라이벌전은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치열하게 펼쳐졌다.

2004년 안양이 서울로 연고를 옮겨 FC서울로 바뀌면서 더비의 명맥이 끊겼고, 수원과 서울의 경기는 '슈퍼매치'라는 새로운 라이벌전으로 바뀌었다.

이런 가운데 2013년 안양을 연고로 둔 시민구단 FC안양이 창단됐으나 수원이 줄곧 1부에서만 경쟁하면서 정규리그에서 두 팀이 맞붙는 일도 없었다.

대한축구협회컵(현 코리아컵)이나 승강 플레이오프(PO) 등 정규리그 외 경기에서 종종 지지대 더비가 펼쳐진 게 다였다.

가장 마지막 더비는 2022년 승강 PO 두 경기였다. 라이벌전답게 이때도 양쪽의 운명이 엇갈렸다.

승자는 합계 점수 2-1로 앞서 안양의 1부 승격 꿈을 무너뜨린 수원이었다. 셀틱에서 뛰는 오현규가 2차전 연장전에서 극적 결승 골을 터뜨리며 수원을 구했다.

그런데 지난 시즌 꼴찌에 그쳐 수원이 K리그1에서 강등당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이제는 정기적인 맞대결이 가능하다.


수원의 백동규


[수원 삼성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두 번째 지지대 더비는 8월 12일, 3차전은 10월 6일 열린다. 2, 3차전은 모두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치러진다.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염기훈 수원 감독은 지지대 더비를 '자존심이 걸린 경기'라고 강조했다.

염 감독은 "오늘은 꼭 팬들께 결과를 가져가야 한다. 오늘 같은 경기는 더욱 팬들의 자존심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리그를 중계하는 쿠팡플레이는 이번 지지대 더비를 주요 경기로 선정해 '쿠플픽'으로 생중계한다.

K리그2 경기가 쿠플픽으로 중계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염 감독은 "2부 최초의 쿠플픽이라 들었다. 그 정도로 관심이 많은 경기이고, 쿠플픽 자체도 드문 일이니 우리도, 안양도 모두 좋은 경기를 해야 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지지대 더비라는 점을 빼고도 두 팀은 사연이 있다.

안양의 핵심 수비수 백동규가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수원으로 이적했다.

프로에서 200경기를 넘게 뛴 베테랑 백동규는 2014년 안양에서 데뷔해 팬들의 사랑을 받는 선수였다.

염 감독은 안양 팬들의 야유를 각오하고 있다는 백동규의 정신 자세가 훌륭하다고 칭찬했다. 반면 유병훈 안양 감독은 백동규에 대해 "언급하고 싶지 않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유 감독은 "본인이 (이적을) 원하기도 했을 것이고, (구단에) 서운한 부분도 있었을 텐데 지금 내가 판단하기에는 무조건 잘못된 판단이라고 생각한다"며 "지금 다른 선수들이 잘해주니 이제는 잊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가 잘하고 있으니 굳이 그 선수를 꺼내서 이 문제를 파헤치거나 할 상황은 아닌 것 같다. 그 선수의 장단점을 잘 알고 있으니 잘 준비해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쿠플픽 생중계


[쿠팡플레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