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룩셈부르크 첫 韓여성 기업가의 '생존' 비결은
기사 작성일 : 2024-04-22 06:00:56

'나는 오늘도 유럽으로 출근한다' 저자 박승은 대표


[박 대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브뤼셀= 정빛나 특파원 = "아시아 여성들은 밥 잘하고 육아에 능숙하며 남성 권위에 순종적일 것이란 유럽인들 편견에 맞서 '전문 여성 기업가'가 되기 위해 정말 강하게 싸워야 했죠."

신간 '나는 오늘도 유럽으로 출근한다'의 저자 박승은(45) 룩스코(LUXKO) 대표는 22일 유럽에서 여성 기업가로 정착하기까지 가장 어려웠던 점을 묻자 이렇게 답했다.

경남 마산 출신인 박 대표는 국내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독일로 경영학 석사(MBA) 유학을 떠나면서 타향살이를 시작했다.

"원래는 졸업 뒤 독일에서 직장을 잡으려 했지만, 외국인 취업비자를 받는 게 너무 어려웠어요. 그러다 외국인 진입 장벽이 낮고 최저 임금이 유럽에서 가장 높은 매력에 끌려 룩셈부르크에 발을 들였죠."

그에 따르면 인구 66만여명의 소국 룩셈부르크는 노동력의 50% 이상을 외국인 근로자에 의존한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세계 1위다.

박 대표는 룩셈부르크내 미국계 은행을 거쳐 2007년 핀테크 기업 코나아이(KONAI)의 전신인 '케이비티 테크놀러지' 유럽법인에 합류하면서 현지에 완전히 정착했다.

2016년에는 37세 나이에 '룩스코'라는 경영 컨설팅사를 창업하면서 어엿한 1인 여성 기업가가 됐다. 룩셈부르크 한인사회에서 여성이 창업한 사례는 그가 처음이다.

룩스코는 경영 컨설팅으로 시작해 지금은 유럽법인 설립·운영, 투자 연계 업무, 인큐베이팅 등으로 업무 영역을 확장했다.

모든 과정이 순탄했던 건 아니다. 그 역시 모든 여성과 마찬가지로 정착 과정에서 자녀 출산에 따른 경력 단절을 겪었다.

박 대표는 "외국인으로서, 그리 유창하지 않은 외국어 실력으로 사회 재진입 장벽이 너무 높았다"면서 "시대의 흐름을 빨리 따라가는 것만이 극복 방법이란 걸 한참 뒤에나 깨달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자녀 양육에 집중하던 중에도 산업 트렌드를 놓치지 않으려고 각종 비즈니스 세미나 참석을 찾아 다녔고, 경제지를 다독했다고 한다.

어학 공부에도 끈질기게 매달렸다. 2년 만에 스웨덴어 및 불어 중급 시험과 룩셈부르크어 국가고시에 합격했다. 룩셈부르크는 공용어가 독일어·불어·룩셈부르크어 등 세 가지다.

박 대표는 신간에 유학 시절부터 여성 기업가로 인정받기까지 타지에서 겪은 각종 일화와 극복 방법을 솔직하게 풀었다.

그는 "어려운 회사 경영과 인간관계로 마음이 지친 창업자들이나 진로를 고민하는 청년들 경력 단절 여성들에게 용기를 주는 책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신간 '나는 오늘도 유럽으로 출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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