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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소보 북부 시장 주민소환투표, 세르비아계 보이콧으로 부결(종합)
기사 작성일 : 2024-04-22 06:00:57

텅빈 투표소


(미트로비차[코소보] AP= 21일(현지시간) 코소보 북부 4개 지역에서 알바니아계 시장에 대한 주민소환투표가 실시된 가운데 미트로비차의 한 투표소가 투표하는 유권자들 없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4.04.21

(로마= 신창용 특파원 = 세르비아계가 다수인 코소보 북부 4개 지역에서 21일(현지시간) 실시된 알바니아계 시장에 대한 주민소환투표가 저조한 투표율로 부결됐다고 AFP, AP 통신이 보도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CEC)는 이날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미트로비차, 즈베칸, 레포사비치, 주빈 포토크에서 주민소환투표를 실시한 결과 전체 유권자 약 4만6천500명 가운데 235명만이 투표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주민소환투표는 투표율 50%를 넘어서야 개표를 진행할 수 있는데, 이 조건을 충족하지 못함에 따라 개표 없이 주민소환은 무산됐다.

코소보 내 최대 세르비아계 정당인 '세르비아 리스트'가 투표 보이콧을 촉구한 것이 저조한 투표율에 영향을 미쳤다.

세르비아 리스트는 알바니아계 시장들이 투표 전에 사퇴했어야 한다며 지역 주민들에게 투표에 참여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자유유럽방송(RFE·RL)은 세르비아계가 코소보 정부의 권위를 거부한 또 하나의 사례라고 평가했다.

코소보 북부는 지난해 4월 지방선거를 계기로 인종 갈등의 진앙이 됐던 곳이다.

당시 세르비아계가 투표에 불참한 가운데 열린 선거에서 알바니아계가 시장직을 휩쓸자 세르비아계 주민들이 이에 반발해 폭력 시위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평화유지군 30명이 다쳤다.

이에 알빈 쿠르티 코소보 총리는 지난해 6월 새로 선출된 알바니아계 시장들이 지역 세르비아계 주민의 지지를 받지 못했음을 인정하고 조기 재선거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주민소환투표 결과에 따라 알바니아계 시장들이 해임되고 재선거를 통해 세르비아계 시장이 새롭게 선출될 수 있는 길이 열릴 수 있었지만, 세르비아계 주민들은 투표 보이콧을 선택했다.

코소보는 2차 세계대전 후 발칸반도 일대를 지배하던 유고연방 안에 있던 세르비아 자치주였지만 2008년 세르비아로부터 독립을 선언했다.

하지만 세르비아는 코소보를 여전히 자국 영토로 규정하고 코소보 북부에 주로 거주하는 약 5만명의 세르비아계 주민들 역시 코소보를 자신들의 국가로 여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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