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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최대광산기업 BHP, 경쟁사 인수추진…세계구리 10% 생산가능
기사 작성일 : 2024-04-25 18:00:56

호주 BHP 그룹


[로이터 자료사진]

(자카르타= 박의래 특파원 = 세계 최대 광산 기업 BHP가 경쟁사인 영국 광산업체 앵글로 아메리칸에 인수 합병을 제안했다고 로이터·AFP 통신 등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호주 BHP 그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앵글로 아메리칸 주주들에게 인수 합병 조건으로 주당 약 25.08파운드(약 4만3천100원), 총 311억파운드(약 53조4천억원)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날 종가(런던 주식시장 기준) 대비 14% 높은 수준이다.

앵글로 아메리칸도 BHP로부터 인수 합병 제안을 받았다며 이사회가 고문들과 함께 제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날 런던 주식시장에서 앵글로 아메리칸 주가는 12.7% 급등했으며 영국 FTSE100 지수도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빅 오스트레일리아'라는 별명을 가진 BHP는 2001년 호주 BHP와 영국 빌리턴이 합병해 탄생한 회사로 시가 총액만 1천480억달러(약 203조5천억원)인 세계 최대 광산회사다.

BHP는 가스나 석탄 등 기존 에너지 관련 사업에서 벗어나 지난 몇 년 사이에는 구리나 니켈 등 광물 채굴 산업에 집중하고 있다.


칠레 구리 광산


칠레 산티아고시 인근 로스 안데스산맥에 있는 앵글로 아메리칸의 로스 브론세스 구리 광산.[로이터 자료사진]

BHP가 앵글로 아메리칸 인수에 나선 것은 특별히 구리 생산량을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BHP는 지난해 5월에도 호주 구리 광산업체 오즈 미네랄을 60억달러(약 8조2천500억원)에 인수했다.

앵글로 아메리칸은 남미에 대규모 구리 광산을 보유하고 있다. BHP는 앵글로 아메리칸 인수를 제안하면서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있는 백금과 철광석 광산은 정리하는 것을 조건으로 내건 것으로 전해졌다.

구리는 전기자동차, 전력망, 풍력 터빈 제조 등 여러 산업에 두루 쓰이는 필수 광물로 에너지 전환 생태계의 핵심 금속으로 꼽힌다.

씨티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구리 수요가 2030년까지 지금보다 420만t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말에는 구리 가격이 1t에 1만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했다.

이런 상황에서 연간 약 120만t의 구리를 생산하는 BHP와 약 83만t을 생산하는 앵글로 아메리칸이 합병할 경우 전 세계 생산량의 10%를 차지해 세계 구리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하지만 미국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원자재 애널리스트 크리스토퍼 라페미나는 이번 인수 합병에는 여러 난관이 있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그는 우선 앵글로 아메리칸의 시장가치는 BHP가 제안한 금액보다 높은 426억달러(약 58조6천억원)로 추정돼 다른 광산회사들이 입찰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BHP가 앵글로 아메리칸을 인수하려면 현재 제안한 금액보다 더 많은 돈을 투자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또 합병 회사의 구리 생산 점유율이 10%에 이르면 구리 시장에서 BHP의 영향력이 너무 커져 주요국의 반독점 당국이 합병을 막을 것으로 전망했다.

라페미나는 전 세계 많은 국가가 구리를 전략 광물로 간주하고 있다며 "반독점 이슈가 이번 거래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영국 광산회사 앵글로 아메리칸 로고


[로이터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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