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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서 수리 안 돼도 병원 떠나"…충북대병원 교수 실질 사직 예고
기사 작성일 : 2024-04-29 17:00:30

사직의 변 밝히는 충북대병원 교수


촬영 천경환 기자

(청주= 천경환 이성민 기자 = 의대 정원 확대 문제를 두고 의정 갈등이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충북대병원 교수가 실질적인 사직을 예고했다.

충북대병원 김석원 정형외과 교수는 29일 충북의대 구관 1층 첨단강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동적이지만 내달 10일 마지막 외래진료를 끝으로 사직서 수리와 상관 없이 병원을 떠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사직서를 제출하고 한 달 넘는 기간 동안 의대 정원 정상화를 위해 나름대로 노력했지만, 더는 버틸 힘이 없다"며 "지난 22일 고창섭 충북대 총장이 의대 교수들과 만나 200명 의대 증원의 근거는 없고 정부가 지원한다고 하니 다른 지방 거점 국립 대병원 정도는 되어야겠다고 싶어 그렇게 적어냈다는 무책임한 발언을 듣고 병원을 정말로 떠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방적인 수술 연기 통보를 받으시고도 두 달 넘게 기다려 주신 환자들에게 죄송한 마음뿐"이라며 "남은 시간이 많지는 않지만 앞으로 진료받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눈물을 훔쳤다.

충북대병원·의대에서는 현재 200여명의 교수 중 60% 이상(110여명)이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직서를 낸 교수 중 실제로 의료현장을 떠나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지만 정부 의대 증원 방침에 변화가 없다면 실질 사직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게 충북대병원·의대 비상대책위원회의 설명이다.

이날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한 배장환 비대위원장은 "개인적으로 사직을 결정한 거라 특정할 수는 없지만 내과·외과 교수 2명도 6월 안으로 병원을 떠나는 것으로 파악했다"며 "그동안 환자들 때문에 의료 현장에 남아있던 것이지 정부 증원 정책에 변화가 없으면 실질 사직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사이 내년도 의대 모집 정원분과 관련한 의대 교수와 지자체 등의 이견은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다.

비대위와 충북대 총장, 김명규 충북도 경제부지사 등은 이날 대학 본부에서 '의대 학생 정원 증원 관련 유관기관 간담회'를 가졌다.

비공개로 진행된 간담회에선 적정 증원 수에 대한 합의 없이 서로의 입장 차이만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의대 교수들은 증원분의 50%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으나 김영환 충북지사는 100%를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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