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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자녀 채용비리 등 선관위 전·현직 27명 검찰수사 요청(종합)
기사 작성일 : 2024-04-30 16:00:02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 자료사진]

홍국기 최평천 기자 = 감사원은 30일 선거관리위원회 내부에 부정 채용이 만연한 사실을 확인하고 비리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선관위 전·현직 직원 27명을 대검찰청에 수사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형법상 직권남용, 위계공무집행방해, 허위공문서 작성·행사, 증거인멸과 청탁금지법·국가공무원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감사원은 지난해 5월 선관위 사무총장 등 고위직 자녀에 대한 특혜 채용 의혹이 제기된 이후 그간 외부 감시·통제의 사각지대에 있었던 선관위 친인척 채용을 포함해 조직·인사 운영 전반을 점검해 이런 사항을 적발했다고 설명했다.

감사 결과 선관위 조직 전반에 걸쳐 채용, 인사, 복무 등 관계 법규를 무시하거나 이를 용인하는 행태가 관행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관위 고위직부터 중간 간부에 이르기까지 본인의 자녀 채용을 청탁하는 행위가 빈번했고, 채용 담당자들은 각종 위법·편법적 방법을 동원해 선거철 경력경쟁채용(경채)을 직원 자녀들이 손쉽게 국가 공무원으로 입직할 수 있는 통로로 이용했다.

경채는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지방 공무원을 국가 공무원으로 채용하는 전형이다.

감사원은 선관위 특혜 채용이 주로 지역 선관위 경채에서 발생한 정황을 파악하고 2013년 이후 시행된 경채 167회의 과정을 전수 조사했다.

조사 결과 모든 회차에서 규정 위반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이 확인한 위반 건수만 800여건에 달했다.

선관위 직원들은 채용 담당자에 연락해 자녀 채용을 청탁했고, 선거 담당자가 선거법 관련 지도·감독 대상인 선출직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직접 직원 자녀의 전출 동의를 청탁·압박한 사례도 있었다.

청탁받은 선관위 채용 담당자들은 다양한 위법·편법적 방법을 동원해 직원 자녀를 합격 처리했다.

이에 따라 채용 기회를 얻지 못한 일반 응시자 등 선의의 피해자를 양산하는 등 공직 채용의 공정성을 훼손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 자료사진]

구체적으로 직원 자녀만 비공개 채용, 친분이 있는 내부 위원으로만 시험 위원 구성, 면접 점수 조작·변조, 법령상 필요한 지자체장의 전출 동의 요건을 고의로 무시하거나 차별적으로 적용하는 위법·편법이 동원됐다.

심지어 채용 비리 관련자들이 국회에 허위 자료를 제출하거나 앞선 자체 특별감사를 말 맞추기 기회로 이용하는 등 증거 인멸과 은폐 시도 사례도 다수 확인됐다.

아울러 감사원은 선관위의 채용 외 조직·인사 분야에서도 심각한 복무 기강 해이, 고위직 늘리기를 위한 방만한 인사 운영과 편법적 조직 운영, 유명무실한 내부통제 운영 등의 실태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가령, 시 선관위 사무국장이 '셀프 결재'를 통해 같은 진단서를 반복 사용하는 방식으로 100여일 무단결근하고, 허위 병가를 80여일 사용해 약 70차례, 170일 이상 해외여행을 한 사실도 밝혀졌다.

감사원은 "채용 비리와 관련한 사안은 신속한 수사 착수의 필요성이 크다고 판단해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며 "조직·인사 실태에 대해서도 감사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신속히 최종 감사 결과를 확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중앙선관위는 이날 입장문을 배포하고 "지난해 5월 자체 특별 감사에 따라 전 사무총장과 차장 등 4명을 검찰에 수사 의뢰했고, 9월에는 국가권익위원회 고발에 따라 검찰의 수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며 "수사 결과에 따라 필요한 사항을 엄중히 조처하겠다"고 강조했다.

선관위는 지난해 7월 채용 공고 없이 1인이 응시한 뒤 합격자가 선정되는 '비(非) 다수인 경력 채용' 제도를 폐지하고, 시험 위원이 응시자와 친인척 관계가 있는 경우 회피할 수 있는 절차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수의 외부 위원으로 구성된 감사위원회를 설치하고, 감사관을 외부에서 임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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