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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OECD, 韓성장률 0.4%p 상향…마냥 들뜰 때가 아니다
기사 작성일 : 2024-05-02 18:00:18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일 한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6%로 내다봤다. 지난 2월 제시한 예상치(2.2%)를 0.4%포인트나 상향조정한 수치다.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2.9%에서 3.1%로 올린 것과 비교하면 한국 경제전망을 더 좋게 본 것이다. OECD는 한국경제가 일시적 소강 국면에서 벗어나 성장세가 강화할 것이란 설명도 곁들였다. 반도체 등의 수출 호조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고금리·고물가 영향으로 미약했던 내수도 하반기 이후 금리인하와 함께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3% 안팎인 물가상승률은 점차 안정돼 올해 2.6%를 기록한 뒤 내년에는 목표 수준인 2.0%까지 낮아질 것으로 점쳤다. 수출이 살아나 내수까지 끌어 올리고 물가도 안정된다는 뜻이니 반갑고 고무적인 전망이 아닐 수 없다.

앞서 한국은행은 1분기 GDP 성장률이 1.3%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2년 3개월 만에 0%대 성장을 벗어난 것이고, 전분기(0.6%)나 시장 전망(0.5∼0.7%)을 두 배가량 웃도는 '성장률 서프라이즈'였다. 이런 분위기를 감지한 UBS, 씨티, HSBC 등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최근 잇따라 한국의 성장률을 0.1∼0.3%포인트 올려잡고 있다. 국내외에서 발표되는 경제지표에 청신호가 잇따라 켜지면서 우리 경제가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큰 것도 사실이다. 기획재정부는 OECD 경제 전망과 관련해 "1분기 GDP 실적과 4월 소비자물가 동향 등을 통해 확인된 우리 경제의 뚜렷한 회복 신호 및 물가 둔화 흐름과도 부합하는 결과"라고 반겼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각각 2.2%, 2.1%로 책정했던 종전 성장률 전망치를 덩달아 올리는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몇 개 지표가 장밋빛으로 나왔다고 해서 마냥 들뜰 때는 아니다. 대내외 경제 여건의 불확실성과 불안 요인이 여전하다. 성장률이 수출과 반도체 등 특정 품목에 의존한 탓에 산업 전체로 온기가 확산하지 못하고 있고 물가상승률이 4월 모처럼 3% 밑으로 떨어졌다고 해도 생필품·가공식품·농산물값과 외식비는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3고(고금리·고물가·고환율)에 서민들은 더욱 고달파지고 있다. 한마디로 '지표 따로 체감 따로'인 셈이다. 또 OECD는 한국의 내수 회복 조건으로 하반기 금리인하를 들었으나 우리 통화 정책에 영향을 주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하 시점은 불투명하기만 하다.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중 갈등 등도 가시지 않고 있다. 기재부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우리 성장률 전망치는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이상으로 보면 미국과 함께 가장 높다"고 했다. 밖으로 보이는 지표보다 국민이 체감하는 경기에 더 신경 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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