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aily

[尹정부 2년] ① '카르텔 타파' 드라이브…총선 민심에 국정기조 변화
기사 작성일 : 2024-05-07 15:00:05

안용수 김영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취임 2주년을 맞는다.

윤 대통령은 취임과 동시에 대통령 집무실을 청와대에서 용산으로 이전하며 이른바 '용산 시대'의 서막을 알렸다. 전임 문재인 정부와 철저히 다른 길을 걸으며 '국가 대개조'를 기치로 내걸었다


윤석열 대통령


[ 자료사진]

자유시장 경제를 기본 철학으로 소득주도성장과 탈원전 정책의 폐기를 선언한 게 대표적이다. 이와 함께 노동·연금·교육 등 3대 분야 개혁에도 박차를 가했다. 여기에 의대 정원 증원을 비롯한 의료 개혁을 위한 메스도 들었다.

그러나 윤 대통령 취임 전 이미 구축된 여소야대의 벽은 높았다. 집권 1년 동안 세웠던 주요 국정 과제의 추진은 물론이고, 핵심 공약이었던 여성가족부 폐지도 제자리를 맴돌았다. 정책 추진은커녕 정부 조직조차 뜻대로 구성하지 못한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1주년인 지난해 5월10일 새로운 1년을 맞이하며 "우리 앞으로 1년간 더 힘차게 협력해서 뛰어보자"며 정책에 속도를 내겠다는 다짐은 이 같은 답답한 정치적 여건에서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1년, 국정 비전 홍보


[ 자료사진]

집권 만2년에 들어선 직후인 지난해 5월16일 국무회의에서 개혁에 저항하는 세력을 '카르텔'로 규정하고 정면 돌파를 시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대선 출마 선언 때부터 언급한 카르텔 혁파이지만, 강도는 올라가고 범위는 넓어졌다.

대표적인 분야가 같은 해 6월 나온 '사교육 카르텔' 타파였다. 사교육 산업과 교육 당국의 카르텔이 교육 질서와 기회의 균등을 무너뜨리고 있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이는 이른바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킬러 문항'의 폐지로 이어졌다.

공직 사회뿐 아니라 민간 단체도 겨냥했다.

윤 대통령은 민간 단체 보조금을 포함한 각종 국고보조금 운용과 관련해 "부정과 부패의 이권 카르텔은 반드시 부숴야 한다"며 2024년도 예산 편성 시 '원점 검토'를 지시했다.

이렇게 개혁에 드라이브를 걸었지만, 여소야대 현실은 역시 녹록지 않았다. 거듭된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가 결과물이었다.

지난해 5월 간호법 제정안을 시작으로 노란봉투법, 방송 3법, 이태원참사 특별법 등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결국 이승만 전 대통령을 제외하고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많은 거부권을 행사한 대통령이 됐다.

윤 대통령은 지난 2일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채상병 특검법에도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


윤석열 대통령


[ 자료사진]

외교 분야에서는 '글로벌 중추국가'와 '가치 연대'에 초점을 맞췄다.

지난 1년 동안 8차례 13개국을 순방하며 이를 현실화하는 데 주력했다.

미국 국빈 방문 중 이뤄진 워싱턴 선언(2023년 4월)과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미일 정상회의(2023년 8월), 2년 연속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참석 등 숨 가쁘게 국제 외교 무대를 두드렸다.

자유 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서방 국가들과 연대 강화에 초점을 둔 것이다.

방위산업 계약을 위해 지난해 7월 찾은 폴란드에서 전격적으로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찾은 장면은 서방 자유 진영에 더욱 밀착하려는 외교 활동의 상징적 장면으로 남았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악수하는 윤석열 대통령


(키이우= 임헌정 기자 = 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에서 국빈급 공식 방문 일정을 마치고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키이우의 대통령 관저인 마린스키궁에서 열린 한-우크라이나 정상회담에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2023.7.15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제 집권 3년차를 맞는 윤 대통령의 환경은 더욱 엄혹해졌다.

지난 4·10 총선의 패배로 임기 내내 여소야대에 처한 역대 첫 대통령이 됐기 때문이다.

향후 정국은 이전 2년보다 거세게 요동칠 개연성이 짙다. 지난 집권 2년 동안보다 더욱 강해진 야권은 채상병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 추진 등 파상공세를 이미 예고한 상태다.

여권 내 원심력도 강해질 전망이다.

윤 대통령의 국정 기조 전환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진 상태다. 차기 원내대표로 친윤(친윤석열)계 핵심인 이철규 의원 단독 출마 분위기가 형성되자 불가론이 맞붙었다. 결국 이 의원을 제외한 3명의 후보 간 경선으로 원내대표를 선출하게 됐다.

집권 초반처럼 일사불란하게 비윤계를 쳐내며 친윤계 당 대표를 옹립하던 시기는 끝난 것처럼 보인다.

이 때문에 그동안 '불통'의 이미지를 깨고, '협치'로 나아가며 민생에 천착해야 한다는 제언이 여야를 막론하고 쏟아졌다.

취임 후 처음으로 지난 달 29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회담이 성사된 배경이기도 하다.

회담 이틀 후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던 이태원 특별법을 여야 합의로 수정해 의결하며 가시적 성과물이 나오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재명 대표 회담


[ 자료사진]

또 소통 강화 요구가 커짐에 따라 취임 100일을 마지막으로 끊어졌던 기자회견 개최도 2주년 직전인 9일 이뤄질 전망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7일 와 통화에서 "현장에서 들리는 목소리들에 더 귀 기울여서 거기에 적합한 정책들을 신속히 내놓고 이행해야 한다"며 "그 기조는 변함이 없고 앞으로 더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