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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자·충신·열녀 이야기에 담긴 가르침…세종과 '삼강행실도'
기사 작성일 : 2024-05-09 14:01:13

'삼강행실도' 효자도 부분


효자 민손이 자신을 학대하던 계모가 스스로 잘못을 뉘우치게 한 고사를 담은 '민손단의'(閔損單衣) 부분. 전남대학교 도서관 소장 자료 [문화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김예나 기자 = "이름을 '삼강행실'(三綱行實)이라 하고, 인쇄해 서울과 외방에 널리 펴고 학식이 있는 자를 선택해 항상 가르치고 지도해 일깨워 주며…." (세종실록 1434년 4월 27일 기사)

1434년 조선의 4번째 임금인 세종(재위 1418∼1450)은 명을 내렸다.

부모와 자식, 임금과 신하, 남편과 아내가 지켜야 할 도리를 정리한 책을 펴내 백성들을 일깨우기 위해서였다. 마땅히 지켜야 할 윤리를 정리한 조선시대판 '도덕 교과서'였다.


'삼강행실도' 효자도 부분


석진이 손가락을 잘라 약을 만들어 아버지를 살린 고사를 담은 '석진단지'(石珍斷指) 부분. 대전시립박물관 소장 자료 [문화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조선 최고의 성군으로 일컬어지는 세종의 탄신(5월 15일) 627돌을 맞아 '삼강행실도'를 통해 세종의 애민 사상과 민본정치 사상을 돌아보는 전시가 열린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이달 14일부터 경기 여주시 세종대왕역사문화관에서 '세종, 백성 속으로 - 삼강행실도' 특별전을 연다고 9일 밝혔다.

세종대에 편찬한 삼강행실도는 우리나라와 중국의 충신, 효자, 열녀 110명씩 총 330명을 뽑아 이들의 행적을 정리하고 그림으로 설명한 서적이다.


오륜행실도


전남대학교 도서관 소장 자료 [문화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군위신강(君爲臣綱·임금은 신하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 부위자강(父爲子綱·아버지는 자식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 부위부강(夫爲婦綱·남편은 아내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 등 삼강(三綱)을 실천한 사례를 모았다.

전시는 조선 왕조가 유교를 새로운 지배 이념으로 내세우는 과정을 짚으며 시작된다.

고려시대에 융성했던 불교를 대신해 윤리와 도덕이 바탕이 되는 유교가 널리 퍼지게 된 배경, 유교 문화의 기틀을 다진 세종의 여러 활동 등을 소개한다.

삼강행실도에 담긴 충(忠), 효(孝), 열(烈) 이야기도 들려준다.


'오륜행실도' 열녀도 부분


도미와 아내가 함께 도망간다는 내용의 '미처해도'(彌妻偕逃) 부분. 전남대학교 도서관 소장 자료 [문화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인물 분량을 3분의 1 수준으로 줄여 총 105명의 고사를 다루면서 한글 설명을 더한 후대의 삼강행실도는 전면(파노라마) 영상으로 생생하게 만날 수 있다.

부모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지켜야 할 규범을 기술한 책인 '불설대보부모은중경'(佛說大報父母恩重經)도 관람객에 선보인다.

세종대왕유적관리소 관계자는 "백성을 사랑하고 존중했던 세종대왕의 민본정치 사상을 돌아보면서 유교 윤리와 도덕의 의미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7월 14일까지 열린다. 무료 관람.


행사 안내


[문화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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