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 박세진]

(대구= 박세진 기자 = "너무 더워서 오전에 미리미리 작업을 많이 해둬야 합니다."

전국 곳곳에 폭염주의보가 이어진 19일 오전 10시 30분께 대구 수성구 범어동 일대 낮 기온은 이미 30도를 웃돌았다.

그늘 없는 도로에 잠시 서 있기만 해도 땀이 흘러내렸지만 16년차 여성 환경미화원 장선옥씨는 작업 속도를 늦추지 않았다.

장씨가 하루 8시간 동안 수거하는 쓰레기양은 75ℓ 봉투에 6개 분량에 달한다.

그는 "우리 환경미화원들은 주로 도로나 인도에서 일을 하기 때문에 여름에는 열기를 늘 안고 작업한다"며 "일반 시민들이 느끼는 체감상 더위보다 더 덥다"고 말했다.

장씨는 "요즘 같은 여름철에는 평소 출근 시간인 오전 6시보다 1∼2시간 일찍 나와서 조금이라도 덜 더울 때 작업을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형광 안전조끼까지 입은 상태로 햇볕 아래 빗자루질을 이어갔다.

장씨는 "어떨 때는 너무 더워서 다 벗고 싶지만, 안전을 이유로 입으니 어쩔 수 없죠"라며 웃음 지었다.

그는 "올해도 더위가 일찍 시작했는데 해가 지날수록 그 시기가 더 빨라지는 거 같다"며 "그래서인지 딸이 엄마 덥지 말라고 아이스 조끼를 주문해놨다"고 자랑했다.

(대구= 윤관식 기자 = 대구 지역에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18일 대구 중구 김광석다시그리기길 인근에 설치된 쿨링포그(안개형 냉각수)에서 시민들이 양산을 쓰고 더위를 피하며 이동하고 있다. 2024.6.18

도로를 지나는 시민들의 차림새도 이날 대구 무더위를 실감케 했다.

양산이나 부채로 햇볕을 가리는 것은 물론이고 얼음 음료를 얼굴에 비비며 시민도 목격됐다. 한 시민은 "아휴 더워, 아휴 더워"라는 말을 연신 내뱉으며 발걸음을 옮겼다.

고령의 어르신들이 무더위를 나기에는 더욱 힘들어 보였다.

수성구 노인 일자리 사업에 참여한 어르신들은 수성구청 인근에서 쓰레기를 줍다가 나무 그늘에 모여 앉아 잠시 더위를 식혔다.

80대 여성인 서 할머니는 냉동실에서 얼려온 손수건을 가방에서 꺼내 보여주며 "이것도 얼마 못 가서 안 시원해져…"라고 말했다.

서 할머니는 "하루 3시간만 일하니까 쉬엄쉬엄 쉬면서 하고 있다"며 "이거라도 안 하면 집에만 있고 운동도 안 해서 하면 좋아"라고 했다.

대구기상청은 이날 대구 낮 기온이 36도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경북의 낮 기온도 30도를 훌쩍 넘길 것으로 예상했다.

대구와 경북 구미, 영천, 경산, 고령, 성주, 칠곡, 김천, 상주, 예천, 안동, 의성에는 폭염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폭염주의보는 최고 체감온도 33도를 웃도는 상태가 이틀 이상 계속되거나 더위로 큰 피해가 예상될 때 내려진다.

(대구= 박세진 기자 = 12일 오후 대구 동성로에서 시민들이 손으로 햇빛을 가리며 걷고 있다. 대구에는 사흘째 폭염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2024.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