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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북 위성발사 지원 넘어 핵·미사일 기술까지 전수하나
기사 작성일 : 2024-06-20 12:00:12

공동 기자회견 하는 북러 정상


(평양 로이터= 북한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평양에서 회담을 마친 뒤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북한 방문을 마친 뒤 다음 행선지인 베트남으로 향했다. 2024.06.20

김호준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한과 군사기술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힘에 따라 러시아가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 지원을 넘어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에 필요한 기술까지 전수할지 주목된다.

푸틴 대통령은 19일 평양에서 열린 북러 정상회담 후 언론 발표에서 북한과 군사협력을 더욱 발전시키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러시아는 오늘 서명한 조약(북러 포괄적 전략 동반자 조약)과 연계해 북한과 군사·기술 협력을 진전시키는 것을 배제하지 않는다"며 "새 협정 내에서 군사 분야에서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을 계기로 군사협력을 강화해왔다.

북한은 러시아에 122㎜ 방사포탄과 152㎜ 자주포탄 등 포탄을 지원해왔고, 러시아는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돕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에 따르면 북한은 러시아에 122mm 및 152mm 포탄 180만발을 지원했고, 대공용 포탄과 탄도미사일, 지대공미사일 등 무기체계는 물론 러시아제 차량 및 전차 수리를 위한 부품도 제공하고 있다.

러시아는 북한에 기술진을 파견해 정찰위성 발사에 쓰이는 추진체 성능 개량을 지원하고 있다.

북러 간 군사협력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더욱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27일 정찰위성 2호기 발사에 실패한 북한은 러시아의 기술 지원을 받아 추가 발사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엄효식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사무총장은 20일 통화에서 "북한 입장에서 가장 시급한 것은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성공하는 것이기 때문에 추진체 및 위성체에 대한 러시아의 기술적 지원을 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낙후한 재래식 전력을 현대화하는 데도 러시아 도움을 받으려 할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전투기와 방공망 등의 성능 개량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보유를 희망하는 핵추진 잠수함 관련 기술을 러시아로부터 지원받고자 할 가능성도 있다.

무엇보다 최대 관심은 러시아가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지원할지 여부다.

북한은 여섯 차례의 핵실험과 수많은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통해 핵·미사일 능력을 키워왔지만, 핵무기 소형화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대기권 재진입, 다탄두 유도화 등 기술적으로 보완이 필요한 분야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엄 총장은 "북한이 7차 핵실험을 위한 기술 및 검증 분야에서도 러시아와 협력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군사 강국인 러시아는 북한이 필요로 하는 군사기술을 지원할 능력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에 필요한 핵심 기술까지 북한에 전수할지는 의문이라는 견해도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북러 군사기술 협력 강화는 북한의 재래식 무기 첨단화와 정찰위성 기술 지원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ICBM 재진입 기술과 핵추진 잠수함 기술 전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북한과 러시아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반도 인근에서 연합 훈련을 실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푸틴 대통령은 북러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한미일 군사훈련에 대해 "이는 한국 및 일본, 그리고 북한에 적대적인 병력들이 참여하는 다양한 군사 훈련의 규모와 강도를 크게 높임으로써 지역 내 군사 기반을 확대하려는 미국의 대립적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이달 말에는 한미일의 첫 다영역 연합 훈련인 '프리덤 에지'가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이 참여한 가운데 한반도 인근에서 실시될 예정이어서 북러도 이에 대응해 한반도 인근에서 연합 훈련을 실시할 가능성이 있다.

자주노선을 강조해온 북한은 러시아와 중국 등 전통적인 우방과도 대규모 연합 훈련을 거의 실시하지 않았다. 러시아와 연합 훈련을 하게 되면 극히 이례적인 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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