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조선중앙통신= 지난 19일 북한과 러시아는 쌍방 사이 '포괄적이며 전략적인 동반자관계를 수립함에 관해 국가간 조약'이 조인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0일 보도했다. 2024.6.20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임지우 기자 = 북한과 러시아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을 통해 서방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견줄만한 독자적인 군사 동맹을 구축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CNN 방송은 20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이 이번 방북의 성과로 "나토식 방위 조약과 더불어 국제적으로 고립된 존재라는 자신의 이미지 제고를 얻었다"고 평가했다.

CNN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전날 서명한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 중 상호 군사원조를 약속한 제4조의 내용이 나토 조약 5조와 유사하다고 짚었다.

나토의 근간인 집단 방위 원칙을 규정한 나토 조약 5조는 '어느 체결국이든 공격받을 경우 그것을 전체 체결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북한과 러시아는 이번 조약에서 "쌍방 중 어느 일방이 개별적인 국가 또는 여러 국가들로부터 무력침공을 받아 전쟁상태에 처하게 되는 경우 타방은 지체없이 자기가 보유하고 있는 모든 수단으로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는 내용에 합의함으로써 그들만의 '나토식' 군사 동맹을 맺었다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조약과 관련, 미국과 서방이 F-16 등의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함으로써 먼저 '국제적 책임'을 위반했다는 취지로 비판했으며, 따라서 러시아는 이번 조약에 따라 "북한과의 군사 및 기술 협력의 발전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CNN은 이러한 푸틴 대통령의 언급은 앞으로 양국의 군사 협력이 실제로 어떤 형태로 이뤄질 지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 사례로 이번 조약에 따라 러시아의 핵 억지력이 북한까지 확장하거나 북한과 러시아가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하고, 더 나아가 다른 국가도 이 군사 동맹에 가담하는 등의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고 짚었다.

조비연 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은 CNN에 북러 조약 제4조에 대해 "분명히 매우 우려스러운 내용"이라며 "아직은 (군사 협력의) 초기 단계지만,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따라 북한과 러시아가 이 조항을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 해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CNN은 푸틴 대통령의 또 다른 방북 성과로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심화했던 '국제적 왕따'라는 이미지의 탈피를 꼽았다.

이번 방북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푸틴 대통령이 대부분의 국제 모임에서 배제되고 국제형사재판소(ICC)에서 체포 영장까지 발부되는 등 그의 국제적 고립이 심화하는 와중에 이뤄졌다.

그러나 이번에 수많은 인파가 평양 시내에 몰려나와 푸틴 대통령을 환영하는 모습을 통해 푸틴 대통령은 전 세계에 자신이 고립된 존재가 아니며 자신의 도움을 높이 평가하는 국가가 여전히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고 CNN은 짚었다.

https:https://youtu.be/2xDEpWZh_P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