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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때이른 6월 폭염, 여름철 전력수급 방심하지 말아야
기사 작성일 : 2024-06-20 21:00:40

폭염 전력 수급 상황은


(수원= 홍기원 기자 = 폭염이 이어지며 전력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20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한국전력공사 경기본부 전력관리처 계통운영센터에서 관계자들이 전력수급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올여름 최대전력 수요는 92.3GW(기가와트)로, 산업계 휴가 기간이 끝난 후 조업률이 회복되는 8월 2주차 평일에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부는 이번 여름 최대전력 수요를 지난해 여름(93.6GW)과 유사한 수준인 92.3GW로 예측했다. 2024.6.20

전국에 폭염경보 또는 주의보가 발효되는 등 35도를 웃도는 이례적인 찜통더위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여름 초입인데도 이렇게 더우니 견디기 힘든 폭염이 여름 내내 계속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든다. 폭염이 이어지며 전력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정부는 올여름 전력 대란 상황까지는 벌어지지 않을 거라 하지만 방심해선 안 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일 올여름 최대전력 수요를 작년(93.6GW)과 비슷한 92.3GW로 예측했다. 다만 남부지방에 구름이 유입돼 태양광 이용률이 낮아지는 예외적 경우 전력수요가 97.2GW까지 상승할 수 있지만, 최대 104.2GW의 공급능력을 확보한 상태라 블랙아웃(대정전) 발생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 4월 상업 운전을 시작한 신한울 2호기를 비롯해 총 21기의 원전이 가동되고 태양광 설비도 작년보다 2.7GW 늘어난 덕분이라고 한다. 정부는 이런 이유로 전력 수급이 안정적으로 관리될 것이라고 자신하는 모습이다. 긴급 상황에 대비한 여러 비상 대응 시스템도 갖췄다지만, 각종 기상 변수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전력수급 예측이라는 게 과거 데이터를 기초로 이뤄져 갈수록 심화하는 기후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당장 올 6월만 해도 전국 곳곳에서 기상 관측 이래 최고 기온이 경신되는 등 초고온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인도에서는 올여름 섭씨 40도가 넘는 사상 최악의 폭염이 한 달째 이어지면서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는데, 폭염 피해가 큰 북부에서는 전력 수요가 급증해 수요의 약 30%를 인접 지역들로부터 끌어오고 있다고 한다. 한국도 이런 상황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전력 대란은 산업현장을 물론이고 국민의 실생활에 큰 피해를 주는 만큼 당국은 최악의 상황까지 감안한 비상 체계를 마련해놓고 있기 바란다. 전력당국은 오는 24일부터 9월 6일까지를 여름철 전력수급대책기간으로 정하고 실시간 수급 상황을 모니터링하는 시스템도 갖췄다지만, 그렇다고 방심해선 안 된다. 기록적인 늦더위 발생을 고려하지 않아 전국을 혼란에 빠트린 2011년 9월 15일 대정전 사태의 전철을 밟아선 안 된다. 그러려면 역대 데이터에 근거한 전력예비율 등 각종 수치에 안주하지 말아야 한다.

폭염이 에너지 취약 계층에 말 못 할 고통과 재난이 되지 않도록 사회안전망을 세심하게 살피는 노력도 경주돼야 한다. 특히 에어컨 없이 섭씨 30도가 넘는 열대야를 견디며 여름을 보내는 쪽방촌 노인 등 사각지대에 놓인 저소득층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개개인의 에너지 절약 노력도 필요하다. 정부는 올해에도 공공기관에 대해 전력 피크시간대에 에어컨을 끄도록 하고 예비력이 5.5GW 밑으로 떨어지면 실내 온도 기준을 상향 조정하기로 했으나, 이것만으로는 어림도 없다. 전력수급 계획은 정부가 마련하지만, 전력 수요를 결정하는 건 결국 국민이다. 외출시 에어컨은 끄고 식당과 매장은 개문냉방을 자제하는 에너지 절약 습관을 생활화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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