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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EU에 코코아 등 '산림보호 수입규제' 연기 요청
기사 작성일 : 2024-06-20 22:00:58

말레이시아의 팜유 생산지


[EPA= 자료사진]

임지우 기자 = 미국이 올해 12월부터 시행될 예정인 유럽연합(EU)의 삼림벌채 지역 생산 제품 수입 규제의 적용을 미뤄달라고 유럽의회에 요청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 톰 빌색 농무부 장관, 캐서린 타이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지난 달 30일 유럽의회에 서한을 보내 해당 규제가 미국 내 생산자들에게 "중대한 어려움"을 제기한다며 "규제 및 이에 따른 제재의 시행을 이러한 실질적인 어려움들이 해결될 때까지 미뤄달라"고 촉구했다.

앞서 유럽의회는 지난해 EU 시장에 판매하려는 제품이 2020년 12월 말 이후 삼림 벌채를 통해 전용된 농지 등에서 생산되지 않았다는 것을 판매자가 입증하도록 하는 '삼림 벌채 및 황폐화 연계 상품의 수출입에 관한 규정'을 통과시켰다.

규정에 따르면 판매 기업들은 이를 증명하기 위해 위성사진 및 생산지 위치 정보가 포함된 이른바 '실사 선언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하며, 이를 충족하지 못한 제품에 대해서는 EU 내 판매 금지 등의 규제가 부과된다.

대상 품목은 쇠고기, 코코아, 커피, 팜유, 대두, 목재, 고무, 목판, 종이 등이다.

올해 12월부터 규제가 적용될 예정인 가운데 EU의 주요 목재·종이 수출국인 미국 업체들은 이에 반발하고 있다.

미국의 목재·제지 협회(AF&PA)는 종이와 펄프가 여러 군데의 제재소에서 사용하고 남은 재료들을 혼합해 만들어지기 때문에 원산지를 일일이 증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럽의 주요 팜유 수출국인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등도 규제 적용을 미뤄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도 해당 규정이 생산지를 증명할 여력이 부족한 개발도상국의 소규모 생산 업체들을 공급망에서 퇴출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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