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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울 군인이 없다…'북유럽 징병제 모델' 주목하는 나토 국가들
기사 작성일 : 2024-06-26 17:00:58

훈련 중인 독일 병사들


[AP=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혜림 기자 = 모병제를 운용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회원국들이 신병 모집에 난항을 겪으면서 노르웨이 등 북유럽 국가의 징병제 모델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나토 동맹국이 보유한 병력은 문서상 190만 명으로 집계되지만, 실제 유럽 주요국들이 전쟁 발발 시 30만 명 이상을 투입하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영국 국제문제전략연구소(IISS)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독일이 보유한 병력은 18만1천명이다. 이는 독일군이 임무 수행에 필요하다고 설정한 최소 인원보다 2만명 부족한 숫자다.

영국의 지난해 병력은 2013년보다 14.63% 줄어든 14만4천400명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10년간 연간 모병 인원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데 따른 결과라고 FT는 전했다.

유럽에서 가장 큰 군대를 보유한 프랑스도 2013년에 비해 8.26%가 감소한 20만3천850명, 이탈리아는 8.58% 줄어든 16만900명을 각각 기록했다.

카미유 그랑 전 나토 사무차장은 그리스와 튀르키예를 제외하고 "우리는 (유럽) 대륙 전체에서 해마다 병력이 감소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병력 감소는 군 복무가 요즘 청년층의 생활방식에 맞지 않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탈리아 싱크탱크 로마국제문제연구소의 알렉산드로 마로네는 "젊은 세대는 여행, 해외 유학이나 해외 구직에 익숙하다"며 특히 "ICT 등 기술 능력을 갖춘 사람들은 민간 부문에서 더 나은 일자리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서유럽 국가에서는 평화주의 등 이념의 영향도 모병을 어렵게 하는 요소로 평가된다.

FT는 역사적 기억에 따른 효과로 "많은 독일인은 여전히 평화주의에 깊이 헌신한다"며 "군대에 대한 대중의 지지가 계속 높은 영국에서도 국가에 대한 봉사에 대해선 깊은 회의론이 존재한다"고 짚었다.

이같은 추세 속에서 최근 일부 국가에서는 징병제 도입에 대한 논의가 고개를 들고 있다.

독일에서는 2011년 폐지한 징병제를 되살리는 방안을 추진하다 최근 일단 보류를 결정했고, 네덜란드에서도 '하이브리드' 방식의 징집 모델에 대한 아이디어가 거론되고 있다.

특히 독일과 네덜란드의 접근 방식은 노르웨이와 스웨덴의 징병제 등 이른바 '스칸디나비아 모델'에서 착안한 것이라고 FT는 전했다.

노르웨이와 스웨덴의 징병제는 자격을 갖춘 소수 인원만을 선발하는 방식이다. 군대의 문턱을 높이는 한편 선발된 군인들에 대해선 확실한 인센티브를 보장하는 방식이다.

FT는 "정부 조사들에 따르면 많은 숙련된 노르웨이·스웨덴의 젊은이들은 군 복무를 열망하고 이를 경쟁력을 입증하는 결과로 여긴다"며 이들 국가의 모델은 "매우 성공적인 것으로 입증됐다"고 소개했다.

그랑 전 사무차장은 "노르웨이와 스웨덴에서 이 모델이 크게 성공을 거둔 이유 중 하나는 이들 국가에서 정규군 경력이 가치 있고 권위 있는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라며 "무료 운전 강습을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더 이상 청년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치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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