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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제성 기자 =중국과 페루가 28일 베이징에서 열린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이 사실상 마무리됐음을 선언했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양국은 이날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중국을 국빈방문한 디나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직후 "양국 FTA를 업그레이드하는 협상이 실질적으로 완료됐다"고 발표했다.

양국 FTA는 시진핑 주석이 부주석 시절이던 2009년 4월 베이징에서 양국이 서명했다. 상품의 90% 이상에 대해 단계적으로 관세를 폐지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시 주석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중국은 양국 관계 발전을 매우 중시한다"며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를 포함한 프로젝트 협력과 광물, 에너지, 제조업, 농업 등 기존산업은 물론 신에너지, 디지털 경제, 인공지능(AI) 등 신흥산업에서의 협력을 확대하자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양국은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도국을 통칭)의 주요 구성원"이라며 평등하고 질서 있는 세계 다극화와 포용적인 경제 세계화 등을 위한 개도국 간의 단결을 강조했다.

양국 정상은 서방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태평양 연안 페루 창카이항 개발 문제도 논의했다.

회담에 앞서 중국이 미국 턱밑이라고 할 수 있는 창카이항 독점 운영권을 결국 확보하게 됐다는 외신 보도가 나온 바 있다.

올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의장국인 페루가 11월 APEC 정상회의 개최 전 창카이항 완공을 위해 막바지 작업을 서두르는 가운데 페루 현지에서는 같은달 예정된 개항식에 시 주석이 직접 참석할 것이란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시 주석은 이와 관련, "양측이 함께 노력해 창카이항을 예정대로 완성함으로써 양국간 새로운 육상·해상 통로가 되게 하자"고 했고,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페루는 중국과 협력해 예정대로 창카이 항구 프로젝트를 마무리함으로써 양 국민에게 더 나은 혜택을 주기를 기대한다"고 회답했다.

양국 정상의 발언에 독점 운영권이 직접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외신 보도가 사실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는 해석이 나온다.

양국은 2029년까지 적용되는 정부간 공동행동 계획을 비롯해 경제무역, 디지털 경제, 기술혁신, 검사·검역, 언론 미디어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공동문건도 체결했다.

한편, 볼루아르테 대통령의 방중은 그가 '롤렉스 불법수수 스캔들' 등으로 정치적 위기를 맞은 가운데 이뤄졌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뇌물수수, 측근 비위, 시위 강경 진압 등 의혹을 받는 페루 대통령의 지지율은 5% 안팎까지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