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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극우 바람' 도버해협 건너나…英보수당 전전긍긍
기사 작성일 : 2024-07-01 19:00:56

30일 유세에 나선 패라지 영국개혁당 대표


[로이터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런던= 김지연 특파원 = 프랑스 총선 1차 투표에서 극우당이 1위를 차지하면서 영국에선 4일(현지시간) 총선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그렇지 않아도 집권 보수당의 지지율이 크게 부진한 터에 극우 영국개혁당이 프랑스의 '극우 바람'을 등에 업고 보수표를 잠식한다면 노동당이 압승하면서 영국의 정치 지형도 큰 변화를 겪을 수 있어서다.

나이절 패라지가 이끄는 영국개혁당은 지지율을 계속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달 29일 기준 영국 언론의 여론조사 종합 분석에 따르면 개혁당 지지율은 16%로 총선일 발표 당시 11%보다 올라 보수당(20%)을 바짝 추격했다. 지난달에는 일시적으로 보수당을 앞지르기도 했다.

의석수로 치면 650석 중 3∼5석에 불과하지만 조사업체 '파운드 아웃 나우'의 지난달 14∼24일 조사에선 18석을 차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선거운동 초기만 해도 영국개혁당을 무시했던 보수당의 경계와 불안은 부쩍 커졌다. 영국개혁당의 정책 노선에 호의적이면서도 극우 이미지 탓에 선뜻 표를 주지 못했던 보수 유권자들이 이번 프랑스 총선 결과를 보고 '결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수당은 보수층이 영국개혁당이나 중도 성향 자유민주당을 찍으면 제1야당 노동당이 어부지리로 압도적 다수당이 될 것이라며 보수층 결집을 호소하고 있다.

제임스 클레벌리 내무장관은 1일 오전 BBC 라디오에 "영국개혁당을 찍는 것은 노동당 의석수만 늘려주는 꼴"이라며 "영국개혁당은 불법 이민 문제에 해결책을 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리시 수낵 총리도 1일 예정된 유세에서 영국개혁당은 의석수 1∼4석에 그칠 것이므로 야권을 대표할 수는 없다고 깎아내리면서 노동당 압승을 막으려면 보수당에 투표해 달라고 호소할 것이라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패라지 대표는 기세가 올랐다. 지난달 30일 버밍엄 유세에선 "우리가 야권을 대표하는 목소리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유세장엔 '이제 개혁당의 시간'이라는 현수막이 등장했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진영의 구호를 따라 한 '영국을 다시 위대하게'가 새겨진 빨간 야구모자도 눈에 띄었다고 영국 언론은 전했다.

폴라 서리지 브리스틀대 정치사회학 교수는 가디언에 "과연 영국개혁당이 지금이 정점일까"라고 반문하며 "그들을 찍으려는 유권자는 다른 당 지지자만큼 보수당에 실망했고 어떤 전략이 그들을 되돌릴 수 있을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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