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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탄핵검사 4명 법사위 청문회 검토…"수사농단자 증인대로"
기사 작성일 : 2024-07-03 12:00:01

검사 탄핵소추안 법사위 회부 제안


한종찬 기자 =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이 2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검사 4인에 대한 탄핵소추안의 법제사법위원회로의 회부 동의의건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2024.7.2

고상민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검사 4명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곧장 표결 처리하지 않고 일단 법제사법위원회로 회부한 데에는 여러 정치적 포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법사위가 탄핵안의 합법성과 적절성 등을 조사한 뒤 다시 본회의로 넘길지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검사 탄핵소추를 발의한 상황에서 여론 지형을 더 유리하게 다지기 위한 조치가 아니겠느냐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국회법상 탄핵안을 넘겨받은 법사위는 국정감사·조사 수준의 고강도 조사를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만큼, 이 과정 자체가 '검찰 개혁'의 당위성을 알리는 데에 득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단 법사위는 탄핵소추 대상인 강백신 수원지검 성남지청 차장검사, 김영철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 박상용 수원지검 부부장검사, 엄희준 부천지청장 등 4명의 검사를 대상으로 한 청문회 개최를 유력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사위의 탄핵소추사건 조사는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을 준용한다는 국회법 규정상 청문회도 가능하다는 게 민주당 주장이다.

당 관계자는 3일 통화에서 "청문회를 연다면 우리가 검사 탄핵 사유로 내세운 여러 수사 농단 사건에 연루된 이들을 모두 증인대에 세워야 할 것"이라며 "청문회 외에 법사위 차원의 다른 조사 방식에 대해서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앞선 검찰 탄핵소추 추진 당시 '법사위 회부'를 생략하고 본회의에서 표결하는 '속도전'을 벌였지만, 기대만큼의 전략적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점 역시 이번 결정의 배경이 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해 11월 30일 손준성·이정섭 검사 탄핵안을 국회 본회의에 보고한 뒤 하루 만인 12월 1일 표결 처리했지만, 이후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에서 격론이 오가면서 민주당이 당초 노렸던 정치적 효과는 반감됐다는 것이 당내 대체적 평가다.

여기에 민주당은 앞서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과 관련한 보복 기소 의혹을 이유로 안동완 검사 탄핵안을 발의해 지난해 9월 본회의 가결을 주도했으나, 지난 5월 헌법재판소에서는 탄핵안이 기각되기도 했다.

원내 관계자는 "탄핵안을 바로 처리해서 헌법재판소의 판단만 기다릴 게 아니라 국회 차원의 조사로 최대한 밝힐 것은 밝혀야 한다는 게 지도부 입장"이라고 말했다.


'검사 탄핵' 표결 결과 지켜보는 박성재 법무장관


신준희 기자 = 2일 국회에서 검사 탄핵소추안의 법사위 회부 동의의 건이 가결되고 있다. 맨 왼쪽은 박성재 법무부 장관. 2024.7.2

한편 민주당의 검사 탄핵 추진을 두고 '이재명 방탄용'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법사위 조사를 통한 여론전 역시 '방탄'의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움직임이 아니냐는 의구심 섞인 시선도 있다.

탄핵소추 대상 검사 4명 가운데 3명이 이재명 전 대표의 '대장동·백현동 특혜 개발 의혹'과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의혹' 사건을 담당해 왔다는 점에서, 법사위 청문회 등이 진행되면 결국 민주당에서는 '이 전 대표의 수사가 잘못된 것 아니냐'는 주장을 앞세워 이들을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다만 율사 출신이자 친명(친이재명)계 좌장으로 불리는 정성호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검사 탄핵 추진이 '이재명 방탄용'이라는 비판이 있다는 진행자 질문에 "말이 되는 얘기냐. 이미 재판에 회부돼 있는데 어떻게 이재명 방탄이겠느냐"고 일축했다.

정 의원은 "오히려 검찰총장을 정점으로 한 대한민국 검찰이 '검사 방탄'에 몰입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경태 최고위원 역시 이날 최고위원 회의에서 이원석 검찰총장이 민주당의 탄핵안 발의를 비판한 것을 두고 "이 총장은 식물총장이 된 지 오래인데, 김건희 소환은 언제 하는 것인가"라며 "피의자 소환조차 못 하는 검찰총장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장 최고위원은 "이러니 검찰이 '김건희 애완견' 아니냐는 얘기가 있을 정도"라며 "검사가 배짱은 없더라도 자존심은 있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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