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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차례 도난' 우여곡절 겪은 티치아노 그림, 300억원에 낙찰
기사 작성일 : 2024-07-04 16:00:59

티치아노 초기작 '이집트로 피신 중 휴식'


(런던 EPA= 지난 달 28일(현지시간) 공개된 티치아노 베첼리오의 그림 '이집트로 피신 중 휴식'. 2024.07.04

임지우 기자 = 200여년 간 두 차례나 도난 당하는 수난을 겪었던 르네상스 거장 티치아노 베첼리오의 그림이 경매에서 1천750만 파운드(한화 약 308억원)에 팔렸다고 미국 CNN 방송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티치아노의 16세기 작품 '이집트로 피신 중 휴식'은 전날 영국 런던에서 진행된 크리스티 경매에서 역대 티치아노 작품 중 최고가인 1천750만 파운드에 낙찰됐다.

티치아노가 1508년께 완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작품은 유대 왕 헤롯이 아기 예수를 죽이려 한다는 사실을 안 성모 마리아와 요셉이 예수를 데리고 이집트로 도망치던 중 잠시 쉬는 장면을 그리고 있다.

이 작품은 두 차례나 도난을 당하고 2000년대 들어서는 런던의 한 버스 정류장에서 발견되는 등 여러 우여곡절을 겪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프랑스가 오스트리아 수도 빈을 점령했던 1809년 당시 유럽의 한 귀족이 소유하던 이 작품은 나폴레옹 군대에 의해 약탈당해 파리로 옮겨졌다.

이후 6년 뒤인 1815년 다시 빈으로 반환됐지만 이후로도 여러 소장가들의 손을 거쳐 영국의 한 귀족 가문 소유로 들어가게 된다.

잉글랜드 윌트셔주에 있는 이 귀족의 저택에 전시되어 있던 이 작품은 1995년 다시 도난당해 7년간 자취를 감췄으며, 이후 2002년 런던의 한 버스 정류장에서 비닐봉지에 담긴 채로 발견됐다.

경매사 크리스티의 올랜도 록 영국 회장은 이번 경매 결과가 "티치아노의 젊은 시절 그려진 가장 시적인 작품 중 하나인 이 숭고한 초기 걸작의 흠잡을 데 없는 기원과 조용한 아름다움에 대한 찬사"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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