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aily

할머니들 모두 떠난 '나눔의집'…'위안부기념관'으로 전환 모색
기사 작성일 : 2024-07-12 09:00:31

(경기광주= 양정우 최종호 기자 =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생활시설인 '나눔의 집'에 머물던 할머니들이 모두 다른 곳으로 거처를 옮겼다.


나눔의 집에 세워진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 흉상


(경기 광주= 홍기원 기자 = 지난해 3월 17일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나눔의 집에 고인이 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흉상이 세워져 있다. 2023.3.17

나눔의집을 운영하는 사회복지법인 대한불교조계종 나눔의집은 이곳을 위안부 기념역사관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12일 사회복지법인 나눔의집과 경기 광주시에 따르면 퇴촌면 가새골길에 위치한 나눔의 집에는 현재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한 분도 남지 않았다.

2022년 12월 나눔의 집에 머물던 이옥선 할머니가 별세한 이후 동명이인인 부산 출신의 이옥선(97), 박옥선(101), 강일출(96) 할머니 등 3명이 나눔의 집에서 생활해왔다.

그러던 올해 2월 할머니들의 건강이 나빠졌고 3월까지 한 달 사이 3명 모두 요양병원으로 이송됐다.

할머니들이 다시 나눔의 집으로 돌아올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사회복지법인 나눔의집은 할머니들의 생활시설과 일본군위안부역사관 등으로 이뤄진 이 시설 전체를 위안부 기념역사관으로 전환해 사용할 계획이다.

사회복지법인 나눔의집 대표이사 성화스님은 "할머니들이 사용했던 생활시설 중 일부는 그대로 남겨 전시실로 사용하고, 식당 같은 곳은 더 이상 필요 없으니 용도를 바꾸는 공사를 해서 전체 시설을 기념역사관으로 만드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 바람


(경기광주= 류영석 기자 = 지난해 8월 12일 경기도 광주 나눔의집에서 열린 2023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날 기념식에서 이옥선 할머니(부산 출생)가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3.8.12

위안부 기념역사관으로 전환되면 현재 사회복지법인 나눔의집이 운영을 도맡아 하는 방식도 바뀔 가능성이 크다.

현재 나눔의 집은 양로시설로 등록돼 있는데 할머니들이 더 이상 머물지 않으면 양로시설로 유지될 수 없고, 기념역사관 운영은 사회복지사업법에 규정된 사업이 아니어서 사회복지법인 나눔의집이 운영할 수 없다.

성화스님은 "기념역사관으로 바뀐 이후 역사관의 운영 주체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며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거나 나눔의집 법인과 다른 특수법인이 같이 운영하던지 셋 중에 하나가 될 텐데 머지않아 조계종 내부에서 회의를 거쳐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종교적 관점에서 아픈 세월을 겪은 할머니들을 모시는 데 집중해왔다"며 "이제는 전쟁을 겪지 않은 세대에게 역사의 아픔과 약소국의 고통을 알리고 나라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그런 시설로 다시 태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