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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김태종 특파원 = 미국에서 성에 대해 솔직한 입담으로 조언해온 상징적인 '성 치료사'(sex therapist) 루스 웨스트하이머 박사가 13일(현지시간) 세상을 떠났다고 CNN 방송이 보도했다. 향년 96세.

'루스 박사'로 더 잘 알려진 웨스트하이머 박사는 지난 12일 오후 11시 30분께 자신의 집에서 두 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눈을 감았다고 그의 홍보 담당자인 피에르 레후가 전했다.

유대인으로 독일계 미국인인 그는 수십 년간 독특한 독일어 억양과 재치 있는 입담으로 성 전문가와 성교육 옹호자로서 큰 인기를 끌었다.

세계 2차 대전 홀로코스트로 부모님을 여읜 그는 20대 때 파리에서 공부한 후 뉴욕으로 건너와 컬럼비아대 티처스 칼리지에서 학위를 받았다.

1980년 청취자의 질문에 답해주는 첫 라디오 방송 '성(性) 담론'(Sexual Speaking)을 통해 이름을 알렸다.

이후 1980년대 중반 케이블 방송 라이프타임에서 '닥터 루스 쇼'를 진행하며 금기시돼 온 성적 주제들을 솔직하게 오픈하며 미 전역에서 인기를 끌었다.

그는 청중들에게 "좋은 성관계를 가지라"고 조언했고, 학생들을 위한 성교육의 중요성도 전파했다.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부와 권력을 차지했던 동서고금 인사들의 스캔들을 섹스와 권력의 관계를 통해 조명한 '스캔들의 역사'(2004)를 비롯해 성을 주제로 40여권의 책을 집필했다.

90대가 돼서도 대중들에게 성에 관한 조언을 계속했으며, 세상을 떠난 뒤인 오는 9월에는 외로움을 이기고 더 행복하고 의미 있는 삶을 사는 100가지 방법을 설명한 책이 출판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