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암살시도에 미묘한 입장에 처한 바이든 [AFP . 재판매 및 DB 금지]

장재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암살 시도 때문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선거운동을 두고 고민에 빠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미국 악시오스는 14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피격사건 여파를 다루며 바이든 선거캠프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대하는 태도에서 미묘한 균형잡기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바이든 대통령의 고문들은 일단 이번 사태가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내에서 과열된 정치적 열기를 식히고 대통령답게 보이는 업무로 복귀할 기회로 평가했다.

이번 사태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는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제기하는 대선후보 사퇴론을 물리치고 대통령 직무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바이든 대통령은 피격사태에 대한 정보를 모아 폭력을 규탄하는 대국민 연설에 나섰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그간 모욕에 가까운 공세를 쏟아붓던 대상인 트럼프 전 대통령을 '도널드'라고 친근하게 부르며 한발짝 다가서는 모습을 강조했다.

암살당할 뻔한 트럼프 [AFP . 재판매 및 DB 금지]

악시오스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같이 선거운동을 잠시 중단하는 것은 쉽지만 다시 시작하는 게 훨씬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바이든 대통령의 고문들은 이번 사태 전까지만 하더라도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직접 공세를 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이제는 정치적 견해차가 범행동기일 수도 있는 암살 시도에서 살아남은 경쟁자를 거칠게 몰아붙이며 네거티브 선거전에 주력하는 게 힘든 상황이 됐다.

특히 공화당 진영 등 보수 일각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날 선 비판을 암살 시도를 촉발한 원인으로 간주하는 음모론적 주장도 나오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간 선거운동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통령직에 도덕적으로 부적합하다고 주장해왔다.

그는 자신의 인지력 논란을 재점화한 지난달말 TV 토론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을 면전에서 '유죄 평결을 받은 중범죄자'로 규정했다.

극단주의 폭력을 부추기는 혐오 발언과 일생을 맞서 싸워온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는 자칫 '내로남불' 프레임에 빠질 수도 있는 게 현 국면이다.

악시오스는 바이든 대통령이 몇주 안에 섬세한 균형잡기에 나설 필요성에 직면할 것이라는 새롭고 광범위한 공감대가 있다고 전했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으로 때리면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을 보호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도 트럼프 피격 사건 블랙홀이 바이든과 그의 캠프의 셈법을 복잡하게 만들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이번 피격 사건으로 인해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층이 단단히 결집하는 것도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악재다. 또한 후보 교체론이 소멸한 것이 아닌 만큼, 향후 지지율 추이에 따라 내부적으로도 언제든 입지가 다시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