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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 수용으로 끝? '실종1년' 친강 전 中외교부장 미스터리 여전(종합)
기사 작성일 : 2024-07-18 22:01:04

친강 전 중국 외교부장


[AFP 자료사진]

(베이징·서울= 정성조 특파원 윤고은 기자 = 중국 공산당이 18일 폐막한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3중전회) 직후 친강 전 외교부장을 당 중앙위원회에서 면직했다고 발표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당 중앙위원회는 이날 3중전회 폐막 직후 공보를 통해 "친 전 외교부장 사직 요구를 수용해 당 중앙위원서 면직한다"고 밝혔다.

해임 1년 만의 조처이지만 중앙위는 친강이 왜 사직을 요구했는지, 그가 왜 1년째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지에 대한 의문에는 속 시원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이는 앞서 당이 리상푸 전 국방부장 등에 대한 부패 혐의를 공개적으로 밝혔던 것과 대비된다.

지난달 27일 당 중앙정치국은 작년 8월 이후 공개석상에서 자취를 감췄던 리상푸에 대한 반부패 조사 결론을 발표하면서 당적 제명과 군 계급 박탈, 수사기관 이첩 처분을 내린다고 밝혔다. 또 리상푸의 전임자인 웨이펑허 전 국방부장도 뇌물 혐의가 있다며 동일한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이들보다 앞선 작년 6월 돌연 사라진 뒤 7월 해임된 친강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당이 다른 말 없이 면직을 수용했다고 발표한 것은 그에 대한 처벌은 없었음을 의미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이날 발표된 3중전회 공보문에서도 친강은 '동지'라고 불렸고, 리상푸 등 처벌 대상은 이름으로만 불렸다.

이는 그가 여전히 공산당 당적을 유지하고 있으며 범죄 조사 대상이 아님을 시사한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설명했다.

리상푸 등에 대해 내려진, 공직과 당적을 모두 잃는 솽카이(雙開·쌍개) 처분과는 거리가 있다는 설명이다.

블룸버그 통신도 "친강이 공산당적을 유지한다는 것은 그가 당에서 쫓겨난 리상푸, 웨이펑허와 비교해 덜 심각한 운명에 처해 있음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홍콩 성시대 류동슈 조교수는 블룸버그에 중국 당국이 친강을 '동지'로 언급한 데 대해 "이는 친강의 (공직) 이탈 심각성이 다른 이들만큼 고조되지 않거나 최소한 당국이 외부에 친강이 그처럼 처벌받을 수 있다는 신호를 발신하길 원하지 않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여전히 친강을 아끼는 까닭에 이런 식으로 이 문제를 '덮고 넘어간다'라고 보기도 한다.

중국 '늑대전사(전랑) 외교'를 상징했던 친강은 시 주석의 총애를 받아 56세 때인 2022년 말 외교부장에 발탁된 데 이어 작년 3월 국무위원으로 승진했다.

그러나 외교부장에 임명된 지 반년도 지나지 않은 작년 6월 25일 돌연 자취를 감췄다. 당시 베이징에서 스리랑카·베트남 외교장관, 러시아 외교차관과 회동한 후 공개석상에서 사라졌다.

이후 중국 당국은 별다른 설명 없이 같은 해 7월에는 그의 외교부장직을, 10월에는 국무위원직을 각각 박탈했다.

친강은 이어 올해 2월에는 중국 연례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앞두고 국회 격인 전인대의 대표 자격을 공식 상실했다.

초고속 승진했다가 '최단 기간 외교부장'으로 단명한 친강의 '실종'을 둘러싸고 홍콩 유명 방송인과의 내연설, 외국과의 내통설, 부패설, 사망설 등 다양한 추측이 나돌았으나 당국은 계속 함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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