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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물 고립되고 간판 뜯기고…강풍 동반 호우에 전국서 피해 속출
기사 작성일 : 2024-07-23 13:00:31

(전국종합= 밤사이 강원과 경기·인천 지역을 중심으로 강풍을 동반한 많은 비가 내린 가운데 23일 곳곳에서 도로와 주택이 침수되고 정전·고립 피해가 속출했다.

길어지는 집중호우로 충남 서산·당진, 강원 철원·평창, 경기 연천 지역에는 산사태 예보가 내려져 산림 당국이 주의를 당부했다.

각 지자체도 기상 상황을 주시하며 비상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폭우에 침수된 승용차


(철원= 많은 비가 내린 지난 22일 오후 강원 철원군 갈말읍의 한 도로에서 승용차가 갑자기 불어난 빗물에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해 구조대가 차량을 이동 조치하고 있다. 2024.7.23 [강원특별자치도 소방본부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 잠기고 쓰러지고 119 신고 쇄도…춘천서 1천400가구 정전도

시간당 최대 강수량 66㎜를 기록한 경기 지역에서는 곳곳에서 강풍과 호우 피해가 잇따랐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 이천시 마장면 기아교 인근 도로 80m 구간이 침수됐고, 과천 갈현삼거리 학의JC 부근도 물에 잠겼다.

남양주에서는 이날 오전 1시 강풍에 나무가 넘어지면서 퇴계원 일대 20가구에 한때 전력공급이 중단됐다가 복구됐다.

오전 0시 10분께 가평군 대곡리 가평역 사거리 인근에서는 난무가 도로로 쓰러졌고, 가평군청 근처에서는 1시 7분께 현수막 게시대가 강풍에 기울어졌다는 신고가 들어오기도 했다.

경기도는 이번 비로 오전 7시 기준 주택 침수 9건, 도로 장애 61건, 도로 주차장 배수 10건 등 94건의 피해가 발생해 조치했다고 밝혔다.

연천군 임진강 최북단 필승교 수위는 서서히 상승해 이날 오전 0시 10분 4m를 넘어섰으며 오전 7시 기준 5.15m를 기록했다.

임진강 유역은 필승교 수위에 따라 4단계로 나눠 홍수 관리를 한다. 수위가 1m를 넘어서면 하천 행락객 대피, 2m는 비홍수기 인명 대피, 7.5m는 접경지역 위기 대응 관심 단계, 12m는 접경지역 위기 대응 주의 단계가 각각 발령된다.

내륙과 산지를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린 강원 지역에서도 비 피해가 속출했다.


빗물에 잠긴 도로


(철원= 100㎜가 넘는 많은 비가 내린 지난 22일 강원 철원군 갈말읍 문혜리 도로가 침수돼 소방 당국이 배수 조치하고 있다. 2024.7.23 [강원특별자치도소방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날 강원특별자치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 14분께 철원군 갈말읍의 한 도로에서는 갑자기 불어난 빗물에 승용차가 침수돼 소방 당국이 운전자를 구조하고 차량을 이동 조치했다.

126㎜의 많은 비가 내린 철원에서는 도로가 침수되거나 토사가 흘러내리는 피해가 잇따랐다.

또 춘천과 홍천, 원주 등에서는 비와 함께 강풍이 불면서 나무가 쓰러지는 피해가 이어졌다.

도 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 오전 7시 30분까지 나무 쓰러짐 49건, 배수 작업 7건, 토사 유출 2건 등 총 72건에 이르는 비 피해 신고가 들어왔다.

밤사이 춘천에서는 정전이 발생해 일부 시민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

춘천시에 따르면 이날 자정 서면 당림리 일대에서 408가구가 정전됐다. 대부분의 가구에서 정전이 3시간여만에 복구됐지만 70가구에는 여전히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다.

같은 날 오전 0시 20분께 신동면과 사북면 일대에서도 992가구가 정전돼 3시간 30여분 만에 복구됐다.


강풍에 떨어진 간판


[인천소방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강풍주의보가 내려진 인천에서도 피해가 잇따랐다.

이날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22일 오전 0시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모두 58건의 호우 피해 신고가 119에 들어왔다.

미추홀구 주안동에서는 빌라가 빗물에 침수돼 소방대원들이 배수 작업에 나섰다.

부평구 갈산역 인근에서는 간판이 떨어졌으며 미추홀구 주안동에서는 맨홀 뚜껑이 열려 소방대원들이 안전 조치를 했다.

전날 오후에는 남동구 도림동 도로가 빗물에 침수됐고, 서구 신현동과 중구 운서동에서는 나무가 쓰러지기도 했다.


과천 갈현삼거리 도로 침수


[경기소방재난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곳곳 산사태 예보, 강원·충청 강하고 많은 비…지자체별 호우 대비 총력

연일 내린 집중호우로 산림 당국은 일부 지역에 산사태 예보를 내리고 주의를 당부했다.

산림청 산사태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22분을 기해 충남 서산에 산사태 경보가 내려졌다.

또 전날부터 현재까지 충남 당진, 경기도 연천, 강원도 철원과 평창 등 4곳에 산사태 주의보가 발령됐다.

산림청은 전날 오후 9시를 기해 수도권 지역의 산사태 위기 경보 수준을 '경계' 단계로 상향 발령하고, 나머지 다른 지역에는 '주의' 단계를 발령했다.

각 지자체도 호우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대비에 나섰다.

인천시는 침수 우려로 전날부터 계양구 작전동 토끼굴에서 차량 운행을 통제했고, 굴포천과 장수천 등 하천 주변 산책로 13곳도 출입도 통제 중이다.

서해 기상 악화로 인천과 섬을 잇는 14개 항로 가운데 인천∼연평도와 인천∼백령도 등 10개 항로 12척의 운항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집중호우로 역류하는 맨홀


(인천= 집중호우가 내린 지난 22일 오전 인천 남동구 구월동 시청입구 삼거리 도로 맨홀에서 빗물이 역류하고 있다. [ 자료사진]

경기도는 이날 오전 5시 기준 도로 5곳, 하천변 산책로 1천425곳, 둔치주차장 31곳, 세월교 24곳, 계곡·유원지·등산로 82곳, 낚시터 53곳의 출입을 통제했다.

경기도는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1단계를 가동 중이며, 31개 시군에서는 1천300여명이 비상근무를 했다. 농어촌공사도 극한 호우에 대비해 비상 1단계 근무를 유지하며 저수지 수위, 방류량 관리, 주민 대피 등에 대비하고 있다.

강원도도 이날 오전 8시까지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1단계를 운영했다.

강원도는 원주 치악산과 화천 산책로 통행을 제한하고 홍수주의보가 내려진 횡성 오산교 현장 순찰을 강화했다.

많은 비가 내리자 최북단 북한강 수계 댐은 수위 조절에 나섰다.

한국수력원자력은 현재 춘천댐과 의암댐 수문을 열고 각각 초당 800t의 물을 흘려보내고 있다.


산사태 위험지역 (PG)


[정연주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전국이 대체로 흐리고 오전까지 수도권과 강원 내륙·산지, 충청권을 중심으로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

예상 강수량은 서울·인천·경기, 서해5도, 강원 내륙·산지가 10∼60㎜로 예보됐다. 경기 남부는 많게는 80㎜의 비가 내리는 곳도 있겠다. 강원 동해안의 예상 강수량은 5∼10㎜로 예보됐다.

대전·세종·충남, 충북의 예상 강수량은 5∼40㎜로, 충남 북부는 60㎜ 이상의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 전북, 전남 북부, 경북 북부, 부산·경남은 5㎜ 내외다.

전북 동부, 전남 동부, 경남 서부, 제주도는 예상 강수량 5∼20㎜의 소나기가 내리는 곳도 있겠다.

남부지방과 제주도 북부·동부는 최고 체감온도가 35도 이상 오르는 등 무덥겠으며 그 밖의 지역에서도 체감온도가 31도 내외로 올라 덥겠으니 온열질환에 유의해야 한다.

(이영주 최재훈 황정환 강수환 강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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