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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관 닮은 음향 센서 개발…차량 종류까지 구별
기사 작성일 : 2024-07-24 13:01:14

사람 달팽이관의 기저막과 인공 기저막을 비교한 그림


[한창수 교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 박주영 기자 = 한국연구재단은 고려대 한창수 교수·전은석 박사 연구팀이 사람의 달팽이관을 모사해 주파수 검출까지 가능한 인공 음향 센서를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달팽이관은 귀의 가장 안쪽에 위치해 소리의 진동(주파수)을 전기신호로 바꿔 뇌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나선형으로 감긴 달팽이관을 펼치면 내부 관을 따라 아주 얇은 세포 경계막인 기저막이 있는데, 폭이 넓고 얇은 기저부에서 시작해 꼭대기로 갈수록 폭이 좁고 두꺼워지는 기저막의 형상 덕분에 우리는 주파수 대역별로 나눠 다양한 소리를 감지할 수 있다.

이런 생체 기능을 모방해 음향 센서를 개발하려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만, 기존 음향 센서는 주파수 대역이 좁고 대역 분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소리를 검출·분석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생체 기저막의 3차원 구조 특징을 효과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 달팽이관의 기저막 형상을 정밀하게 모사하는 데 성공했다.

생체 기저막처럼 방향에 따라 폭이 변하도록 인공 기저막 구조를 설계하고, 나선형 구조를 적용해 면적 대비 길이를 최대한 길게 만듦으로써 주파수 대역을 크게 확장했다.

기저막과 청각신경을 모방해 24개의 압전 센서(압력을 전기로 변환하는 센서) 모듈을 부착, 24개의 독립적인 주파수 대역을 구현했다.

이렇게 개발한 무전원 음향 센서를 사용해 실제 도로를 달리는 버스, 트럭, 오토바이 등 고속·고중량 차량의 주행음을 분석한 결과 소리만으로 차량의 종류를 구별해내는 데 성공했다.

한창수 교수는 "소음이 많은 환경에서 위험신호를 미리 감지할 수 있는 조기 알림 시스템이나 인공 와우 등 청각 보조 장치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 지난달 17일 자에 실렸다.


달팽이관 닮은 음향 센서 개발한 고려대 연구팀


왼쪽부터 한창수 교수와 전은석 박사. [한창수 교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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