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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무력 증강하며 '先 핵무기 사용불가' 외치는 中…속내는
기사 작성일 : 2024-07-25 11:01:01

중국 인민해방군의 탄도 미사일 발사 모습


(베이징 상하이= 중국군이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응해 미국과 대만을 동시에 겨냥한 전례 없는 화력 시위를 벌였다. 4일 중국 인민해방군의 탄도 미사일 발사 모습. 2022.8.4 [중국 동부전구 위챗 계정 캡처. 재판매 및 DB금지]

이우탁 기자 = 매년 연례보고를 통해 전세계 핵탄두 보유량을 발표해온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지난달 16일(현지시간) '2024년 보고서'에서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핵무기를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SIPRI는 올 1월 기준 중국의 핵탄두 보유량은 500기로 추정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 410기에 비해 90기 늘어난 것이다.

SIPRI는 특히 중국의 군비증강 계획을 토대로 할 때 향후 10년안에 미국이나 러시아보다 더 많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보유하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현재 건설 중인 약 350개의 핵탄두 보관용 사일로 규모 등으로 볼 때 ICBM에 장착할 수 있는 핵탄두가 650개에서 1천200개로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또 현재 238기의 ICBM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은 향후 10년 동안 ICBM 보유량을 급속히 늘릴 것이며, 그 결과 미국(800개)과 러시아(1244기)를 넘어설 것이라고 보고서는 예상했다.


중국 대륙간탄도미사일


[중국군망 화면 캡처]

다만 보고서는 중국의 핵무기 총보유량은 미국과 러시아를 넘어서지는 못할 것으로 봤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4일 중국이 지난 18일 막을 내린 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20기 3중전회)에서 핵무기 개발에 속도를 내겠다는 뜻을 천명했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중국공산당은 지난 21일 발표한 3중전회 결정문에서 "전략적 억지력의 발전을 가속한다"고 밝혔는데, '전략적 억지력'은 중국이 핵 역량을 언급할 때 사용하는 표현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자오퉁 선임연구원은 SCMP에 "핵탄두와 미사일, 발사체, 사일로, 전략 잠수함을 포함해 중국 핵무기 시스템의 양적, 질적 빠른 향상은 향후 몇 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중국 핵 증강의 핵심 목표는 힘의 균형에 대한 미국의 인식을 재편해 미국이 중국의 부상을 받아들이고 중국의 핵심 이익을 존중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이 미국과의 패권경쟁을 의식해 핵무력 증강이라는 전략적 목표를 설정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중국 외교부는 지난 23일 핵전쟁의 최후 승자는 없다며 상호 선(先) 핵무기 사용 불가를 제안하는 문건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그래픽] 국가별 핵탄두 보유 수


김영은 기자 = X(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문건은 "핵무기를 전면 금지하고 완전히 폐기해 궁극적으로 핵무기가 없는 세계를 건설하는 것은 전 인류의 공동 이익에 부합하는 것이자 세계 각국의 공동 숙원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지난 1994년 다른 핵무기 공식 보유국들에 '핵무기 우선 사용불가' 초안을 제출한 적이 있음을 상기시키면서 이는 핵확산금지조약(NPT) 제6조를 이행하면서 핵군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실질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문건은 "중국의 핵무기 개발은 특수한 역사적 시기에 대응하고 핵독점을 타파해 핵전쟁을 막기 위한 선택이었으며 이는 다른 나라를 위협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방어와 자위, 국가 전략안보, 세계평화와 안정에 기여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핵확산금지조약(NPT) 가입국 현황


자료

중국의 주장은 오는 2026년에 열릴 제11차 NPT 평가회의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5년마다 개최되는 NPT 평가회의에서는 핵무기 보유국과 비보유국들이 조약 이행 상황을 점검한다.

중국이 NPT 회의를 앞두고 일견 핵군축 목표를 강조하고 있지만 미국과의 전략경쟁에 본격 돌입한 만큼 미국의 핵전략에 대응하는 핵억지력을 확보하는 수준까지 핵무력을 증강하는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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