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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탄핵 2차 청문회' 증인 불출석에 與 "인민재판" 野 "진실은폐"(종합)
기사 작성일 : 2024-07-26 19:00:04

고상민 기자 =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26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요청' 청원 2차 청문회에서 여야는 야당이 단독으로 증인 채택한 김건희 여사 등의 불출석을 두고 시작부터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애초 이 청문회 자체가 '불법'인 만큼 증인 출석 요구에 응할 이유가 없다고 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조직적 불출석'을 통해 진실을 은폐하려는 것이라고 맞섰다.

청문회는 청원의 5가지 사유 중 하나인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명품가방 수수 의혹,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조작 의혹을 주제로 열렸다.

그러나 이원석 검찰총장, 주가조작 의혹의 핵심 인물인 이종호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 유철환 국민권익위원장 등 5명의 증인은 사유서를 내고 불출석했다.

민주당은 김 여사는 물론 그의 모친인 최은순 씨,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 등 13명의 증인은 사유서도 없이 무단으로 불출석했다고 비난했다.

야당 간사인 민주당 김승원 의원은 "김 여사와 최은순 씨, 그리고 대통령실이 조직적이고 계획적으로 불출석하고 있어 심히 유감"이라며 "이렇게 진실을 덮는다고 국민이 모를 줄 안다면 큰 오산이자 오판"이라고 주장했다.

야당 소속 법사위원들은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 여사의 청문회 불출석을 규탄했다.

김 의원은 "한남동 입구로부터 200m 훨씬 떨어진 곳에 순식간에 경찰이 배치되더니 의원 출입은 물론 언론인까지 막는 사태가 벌어졌다"며 "뭐가 두렵기에 입틀막을 하는지 알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소속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무단으로 불출석한 증인에 대해서는 고발 등 상응하는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며 "이들을 지난 24일 법사위에 상정된 '김건희 특검법' 입법청문회 증인으로 채택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건희 여사 증인석 옆에 증인 출석한 최재영 목사


한종찬 기자 =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요청' 국민동의 청원 2차 청문회에 김건희 여사 증인석 옆으로 최재영 목사가 증인 출석해 있다. 2024.7.26

국민의힘은 야당이 국회법에 근거도 없는 '불법청문회'를 이어간다고 맞섰다. 또 야당이 증인으로 채택된 김 여사 등을 망신주는 데만 열을 올린다면서 이들의 출석 의무 또한 없다고 강조했다.

여당 간사인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은 "탄핵 발의 청원은 법사위에서 처리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며 "우리가 불법청문회에 참석한 이유는 국민을 호도하는 민주당의 행태를 알리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유 의원은 "지난주 1차 청문회 때는 증인석에 '증인'으로만 표시된 명패가 있었는데 오늘은 '증인 김건희', '증인 최은순'이라는 다른 명패가 있다"며 "의도적으로 특정인들에게 창피를 주기 위해서"라고 비판했다.

송석준 의원은 "신성한 민의의 전당 국회에서 탄저병도 아니고 '탄핵병'이 돈다. 그렇게 할 일이 없느냐"며 "탄저균으로 어려운 농촌 현장에 가서 봉사활동이나 하자"고 비꼬았다.

여당 법사위원들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당이 김 여사 모녀 등 수십명을 증인으로 불러 북한식 인민재판을 하려 했다"며 "이 계획이 틀어지자 용산으로 몰려가 청문회 파행 원인을 애먼 대통령에게 돌렸다"고 비난했다.


항의하는 송석준 의원


한종찬 기자 =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요청' 국민동의 청원 2차 청문회에서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이 불법 청문회라고 주장하고 있다. 2024.7.26

지난 19일 1차 청문회장에 여당 의원들의 연좌농성을 뚫고 야당 의원들이 입장하는 과정에서 뒤엉켜 물리적 충돌이 빚어진 것을 두고도 여진이 이어졌다.

민주당 전현희 의원은 "여당이 법사위 회의장 진입을 방해하는 과정에서 저는 부상을 입었다"며 "이는 명백한 국회선진화법 위반이며, 다중의 위력에 의한 특수공무집행 방해에도 해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청래 위원장은 "법사위 명의로 강력한 법적 조치를 해달라"는 전 의원 요청에 "이것은 명백한 국회선진화법 위반"이라면서도 "법사위 전체 의결로 고발하기는 실질적으로 불가능해 피해를 입은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에서 처리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은 당시 현장 사진을 들어 보이며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이 쓰러지는 장면이다. 뒤에 오는 위원장이 민 게 아닌가 싶다"며 "국회선진화법 운운하면서 고소·고발하겠다고 하는데 무고가 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정 위원장은 "(내가) 밀었다고 했느냐. 밀었다고 발언했다면 법적 조치를 하려고 했다"며 "당시 4명이 나를 감싸고 엄호하고 있어서 내가 (누군가를) 밀려고 해도 팔이 짧아 밀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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