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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허광무 기자 = 울산시의회 후반기 의장 선거를 둘러싼 극심한 내홍이 소송전과 의장 공백 사태로 비화한 가운데, 이번에는 '의장 사퇴 자격'을 둘러싼 갑론을박으로 논란이 불거졌다.

이성룡 의원은 26일 오후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시의회가 하루빨리 정상화되기를 간절히 희망하는 마음을 담아 의장직을 내려놓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제8대 후반기 의장으로 선출됐으나, 이후 경쟁 후보였던 안수일 의원의 '의장 선출 결의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인용함에 따라 의장직에서 내려온 상태다.

이 의원은 "의장 선출을 둘러싼 갈등과 반목으로 시민 여러분께 실망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면서 "저는 이번 사태 중심에 있던 사람으로서 의회 파행에 큰 책임을 통감하고 있으며, 그동안 의회 정상화를 위해 밤낮으로 고뇌하면 해결 방안을 찾고자 노력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원의 인용 결정 이유 가운데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이 있지만, (본안 소송 판결이 나올 때까지)이를 담담하게 받아들이려고 했다"며 "그러나 이후 벌어진 일련의 사태들은 더는 인내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가처분은 임시로 효력을 정지하는 것에 불과한 데도, 마치 제기된 모든 소송에서 완전히 패소한 것인 양 불합리한 사태들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저는 의장으로서 직무가 정지된 것일 뿐, 최종 판결이 있기까지는 그 신분까지 박탈된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더 이상의 혼란과 공백을 묵과할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의장직을 내려놓는 고통스러운 결정을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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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원은 이날 의회사무처에 의장 사퇴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현재 의장 직무대리를 수행 중인 김종섭 부의장은 이 의원의 '의장 사퇴서' 제출 자체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의장 직무대리가 사퇴서를 의안으로 승인하지 않으면, 본회의에서 아예 안건으로 다뤄질 수 없다.

김 부의장은 "법원이 인용한 결정은 '직무 정지'가 아니라 '선출 결의 효력 정지'"라고 전제하면서 "다시 말해 이 의원은 잠시 의장 직무가 정지된 상태가 아니라 현재 평의원 신분이므로, 의장직을 사퇴할 수 있는 자격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 부의장은 "이 의원의 의도가 여론몰이를 통한 의장 재선거를 노린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현재 안수일 의원이 제기한 본안 소송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재선거하자는 주장도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의장직 사퇴를 요구하는 측과 이를 받아들이는 측이 '사퇴 자격' 유무에 대해 정반대 주장을 하며 대립하는 가운데, 시의회 안팎에서도 이 문제에 대한 해석과 의견이 분분한 실정이다.

의장 공백 상태에서 나온 의장직 사퇴 이슈는 가뜩이나 말 많고 탈 많은 시의회에서 또 하나의 뜨거운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