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aily

경북도의원들 "행정통합 서두르면 안 돼…주민투표로 결정해야"(종합)
기사 작성일 : 2024-08-27 17:00:02

경북도의회 본회의


[경북도의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안동= 이승형 기자 = 대구시와 경북도의 행정통합 추진이 시도 간 이견과 합의 시한 최후통첩으로 파국이 우려되는 가운데 경북도의회에서 급하게 서두르지 말고 시도민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는 주민투표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김일수 도의원은 27일 경북도의회 제349회 도의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 도정질문에서 "대구·경북 행정통합은 시도민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지 않은 채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이 순식간에 후딱 해치워 버릴 사안이 아니다"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통합 내용과 실익이 무엇인지 학습하고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시도민의 사회적 합의를 거쳐 행정적·정치적 통합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구시가 주장하는 시도의회 의결은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며 93명의 시도의회 의원이 결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광역 단위로는 최초의 사례라는 역사적 의미로 보나 주민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볼 때 500만 시도민의 의사를 물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과거와 같은 하향식 의사결정이 아니라 시도민이 중심이 돼 충분한 공론화 과정을 거쳐 주민투표로 결정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그렇게 해야지만 통합에 따른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통합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이에 대해 "미래를 결정하는 데 가장 확실한 것은 주민투표이다"며 "그러나 시간과 예산이 많이 드는 만큼 공감대가 많이 형성되면 (주민투표를 하지 않고) 시도의회에서 결정하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공감대 많이 형성되지 않으면 주민 의견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이형식 도의원도 도정질문에서 "수도권 일극 체제를 막고 인구소멸에 직면한 지방을 살리기 위해 경북과 대구가 행정통합을 한다는 대승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동의한다"면서도 "그러나 지금 추진되는 행정통합은 시도민 없이 두 단체장만의 대화로 2026년 7월 통합자치단체 출범만을 목표로 마치 속도전 하듯 졸속으로 추진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분명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또 "왜 이렇게 서두르는지 이해가 안 된다"라며 현재 시도 통합 추진 일정에 반대 의사를 내비쳤다.

이 의원은 "도민의 의지라는 대의명분 없이 졸속으로 통합이 추진되고 있는데 지금이라도 도민의 의견 수렴을 바탕으로 통합 이후 발생할 갈등에 대한 철저한 대비책을 마련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통합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공정하게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도민 의견수렴을 통해 통합의 정당성을 확보해야 하고 이를 위해 주민투표를 실시해 도민 의견이 통합과정에 주축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의원은 "도지사와 시장 간 엇박자로 행정력은 낭비되고 있고 결국 도민들은 행정통합이라는 대의보다는 두 단체장의 정치적 전략에 놀아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단체장 간 일방적 통합이 결국 무산될 경우 책임론도 제기했다.

연규식 도의원은 도정질문에서 "행정통합이 이루어진다면 대구·경북 간 연결성 강화로 더 나은 교육환경을 찾아 학령기 자녀·부모의 대구 쏠림현상이 심화할 것"이라고 우려하며 권역별, 시군별 거점학교들의 경쟁력 강화 등 균형 있는 교육환경 조성을 주문했다.

박성만 도의회 의장은 "무릇 정치인은 말 한마디를 할 때 바윗덩어리보다 무거워야 한다"며 "260만 도민을 대표해서 대구·경북 통합과정에서 서로에게 상처를 주거나 신중하지 못한 언사에 대해서 도의회를 대표하고 도민을 대표해서 강력하게 경고한다"고 말했다.

대구·경북 행정통합과 관련해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철우 경북도지사에게 오는 28일까지 대구시가 제시한 통합안에 대한 수용 여부를 밝혀달라고 요구했고, 이 지사는 현재 쟁점인 시군 권한과 청사 문제를 9월 말까지 결론 내자고 제안했다.

댓글